하나금융연구소는 16일 '대한민국 금융소비자보고서 2025'를 발간하고 최근 3년간 금융소비자의 금융거래 변화를 추적,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20세~64세 금융소비자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담았다.
올해에는 금융소비자들이 실속있는 투자상품과 해외 금융상품 가입에 높은 의향을 보였다. 특히 국내주식보다 해외주식을 선호했고,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신규 거래의향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소비자의 평균 금융자산은 전년 대비 1000만원 이상 상승하며 1억원 대에 진입했다.
금융자산의 변화가 거의 없었던 코로나 팬데믹(2022년~2023년) 기간과 비교하면 2024년 금융자산의 규모는 크게 회복된 모습이다.
최근 3년간 소비자의 금융자산 운용 변화를 확인한 결과, 2023년에는 금리가 크게 오르며 예·적금 등 안정형 저축 상품이 각광을 받았고 이 때 소비자는 전체 금융자산의 45%를 안정형 자산에 예치했다. 전년 예치 비중보다 3.5%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국내외주식시장의 상승과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안정형 저축상품에 예치한 자금과 대기성 자금의 예치 비중이 줄면서 해당 자산은 투자·신탁자산으로 이동했다.
최근 투자자산의 비중이 증가하는 것은 기존에 투자에 적극적이었던 X세대(44세~58세)와 베이비부머세대(59세~64세)에서 투자에 대한 관심이 이어진 탓도 있지만 밀레니얼세대(29세~43세)를 중심으로 젊은층에서 투자상품 거래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2023년 밀레니얼세대의 금융자산 중 22%가 투자자산이었지만, 2024년에는 5.7%포인트 상승해 28%까지 확대됐다. Z세대(20~28세) 또한 지난해보다 약 3.8%포인트 증가해 금융자산 중 투자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게 됐다.
자산이 많을수록 투자자산도 더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자산 1000만원 미만일 경우 투자자산의 비중 변화가 없었고, 1억원 미만에서는 2%포인트대의 증가율을 보인 반면, 1억원 이상에서는 증가율이 3%포인트대까지 커져 투자 자산이 금융자산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소비자는 이미 대중적으로 보유중인 정기예적금과 국내주식 등을 유지하면서도 절세와 해외시장을 겨냥한 투자상품에 눈길을 돌렸다.
특히 지난해에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처럼 한 계좌에서 안정적이면서 투자상품을 다양하게 거래할 수 있고 절세 혜택까지 제공되는 상품에 관심이 높았다.
정부는 작년 ISA의 납입 한도를 기존 연 2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두 배 확대했고, 비과세 한도 역시 연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상향했다. 다양한 투자 옵션과 절세 혜택이 강화된 것은 소비자의 관심 제고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 개별 종목이 아닌 지수를 추종해 안정성을 추구하는 ETF(상장지수펀드)도 주목받았다.
ETF는 개별 가입뿐 아니라 ISA나 IRP(개인형 퇴직 연금)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상품으로도 적극 활용됐다.
금융소비자가 외화예금이나 해외주식처럼 투자 포트폴리오에 글로벌 자산을 담으며 투자 범위를 확장하는 것도 변화 중 하나다.
주식, 펀드 등 투자상품을 보유한 소비자는 전체 응답자의 3분의 2 정도인데,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1억 2388만원으로 전체 평균보다 1.2배 더 많았다. 이들의 평균 투자액은 4637만원으로 금융자산의 37%를 차지했다.
전체 중에서는 절반, 투자자 10명 중에서는 8명이 주식을 거래했고, 주식투자자의 금융자산은 1억 3154만원, 평균 투자액은 5000만원을 넘어 일반 투자자보다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주식투자자 중 국내주식만 보유한 비율은 55%였고, 국내외주식을 모두 보유한 비율은 36%, 해외주식만 보유한 비율은 8%로 해외주식 보유자는 45%에 달했다.
연구소는 "금융소비자는 더욱 적극적이고 새로운 금융거래를 계획하며 예적금뿐만 아니라 실속있는 투자상품과 해외 금융상품 가입에 높은 의향을 보였다"라며 "국내주식보다 해외주식을 선호했고, 가상자산 투자는 5% 미만이긴 하나 2023년보다 신규 거래할 의향이 2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