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요구불예금 잔액은 592조6669억원으로 지난달 613조3937억원보다 20조7268억원(3.37%) 감소했다.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낮지만 언제든 빼내 쓸 수 있어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불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예금금리가 연 2%대로 내려오면서 요구불예금은 올해 1월 이후 처음으로 600조원을 밑돌게 됐다.
정기예금 잔액은 10월 말 942조133억원에서 11월 말 948조2201억원으로 6조2068억원 늘었다. 예금 잔액 증가 폭은 지난달 11조5420억원보다 46% 감소했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19개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최저 2.35% 수준까지 내려갔다. 35개 상품 중 절반인 17개 예금이 기본금리 2%대로 집계됐다. 우대금리 포함 최고금리는 하단이 2.80%로 나타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최저 2.50% 수준이다. 8개 상품 중 5개 예금이 2.50~2.75%를 형성하고 있다. 우대금리 포함 최고금리는 하단이 3.15%로 내려왔다.
예금에서 빠진 돈은 가상자산거래소에 몰리고 있다. 업비트·빗썸 등 2개의 가상자산거래소에 보관 중인 고객들의 비트코인 개수는 9월 말 기준 총 22만1618개로 집계됐다. 작년 말(17만6224개)보다 4만5394개(25.8%) 증가한 수준이다. 거래소별 보관 수량은 업비트 17만6650개, 빗썸 4만4968개 순이다.
비트코인 보유량이 증가한 배경에는 미 대선 효과에 가상자산 거래가 활발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트레이드'에 코인 투심이 회복되면서 거래량도 많아졌다"면서 "고객들이 위탁한 비트코인 보유량도 자연스럽게 늘어난 모습"이라고 했다.
미국 주식시장 호황에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도 늘고 있다. 미국 주식 보관액은 지난달 초 처음으로 1000억 달러(약 140조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은행 관계자는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을 빼서 코인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며 "투기성이 높은 자산이나 미국 레버리지 종목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면서 요구불예금 잔액은 꾸준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