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 (KS:105560)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700원(1.78%) 오른 9만7300원에 거래됐다. 주가는 1년 전 5만4100원과 비교해 79.85% 올랐다. KB금융은 10월25일 장중 10만39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KB금융 주가가 10만원을 돌파한 건 사상 처음이다. 연중 수익률은 88%에 육박한다.
KB금융은 적극적인 밸류업 정책을 내놓으며 기업가치 제고에 고삐를 당겼다. KB금융의 밸류업은 보통주자본비율(CET1)과 연계한 주주환원으로 글로벌 금융사 JP모건의 주주환원 방식이다. 실제 내년부터 CET1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주주에게 환원한다. 또 연중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하반기 자사주·매입 소각 재원으로 활용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총주주환원율을 목표로 내걸었다.
증권업계에선 KB금융의 주주환원 확대 의지에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키움증권은 KB금융의 목표주가를 최고 12만6000원으로 올려잡았다. 하나증권(11만원→11만5000원)을 포함해 한국투자증권(11만원→12만1000원), NH투자증권(11만5000원→12만5000원)도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호실적과 주주환원은 코스피 밸류업에 긍정적인 선행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첫 당기순익 5조원 시대 예고… 글로벌 부문 과제
'양 회장표' 밸류업 정책은 KB금융의 탄탄한 실적이 바탕이 됐다. KB금융은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당기순이익 4조395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4조3704억원 대비 0.4% 늘었다. 누적 기준 역최대 실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가 집계한 4분기 KB금융의 당기순익 추정치는 6894억원이다. 이를 반영하면 KB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처음으로 연간 당기순익 5조원 시대를 열게 된다. 연간 추정치는 5조272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KB금융은 누적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분기에 40%를 돌파한데 이어 3분기 44%를 기록했다. 1년 새 비은행 부문 실적은 7%포인트 늘어 비은행부문 강화에 성과를 나타냈다는 평가다.
양 회장은 지난 5월 뉴욕 IR에서 "그룹은 1등이지만 개별사 1등은 부족하다"면서 "증권과 보험,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들이 은행과 같이 1등 하면 더 수익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취임 2년 차 양 회장의 과제는 글로벌부문의 성장이다. KB금융은 내부적으로 글로벌 수익 비중을 오는 2030년까지 30%로 잡았다. 이를 달성하려면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인 'KBI(옛 부코핀은행)' 부실을 해결해야 한다.
지난 17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을 찾아 KBI의 내부통제·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를 통한 건전 경영을 유도하려는 감독 의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양 회장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완성은 실행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며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라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 확대에 공을 들이는 만큼 경영 2기는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경영관리 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