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영풍·MBK파트너스의 경영권 확보 시도에 맞서 진행한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총 11.26%의 지분을 확보했다. 영풍·MBK 측과의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은만큼 양측은 남은 유통물량을 대상으로 임시 주주총회를 대비한 장내매입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고라아연은 지난 4일부터 23일까지 진행한 자사주 공개매수에 총 11.26%가(233만1302주)가 청약했다고 28일 공시했다. 고려아연이 내세웠던 최대 목표 414만657주의 56.3% 수준이다.
당초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은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주당 89만원에 시중 유통물량을 모두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인 발행주식의 약 20%를 매수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 중 17.5%는 고려아연이 자사주로 매수하고 2.5%의 경우 베인캐피탈이 취득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실제론 11.26%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보다 앞서 진행된 영풍·MBK의 공개매수에 일부 유통물량이 몰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모할 수 있는 유통물량이 감소했다는 게 고려아연의 설명이다.
세부적으로 고려아연이 취득한 자사주는 9.85%(204만30주)이며 우군으로 함께 참여한 베인캐피탈은 29만1272주(1.41%)를 각각 확보했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로 취득한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예정이어서 최 회장 측 지분율은 베인케피탈이 확보한 1.41%만 늘어나게 된다.
기존 최 회장 측 지분율이 우호지분을 포함해 34.6%였던 점을 감안하면 공개매수 후 지분율은 36.01%가 된다. 영풍·MBK보다는 소폭 낮다.
앞서 영풍·MBK파트너스(MBK)는 지난 14일 종료된 공개매수에서 5.34%의 지분을 확보해 기존 33.13%에서 38.47%로 늘린 바 있다.
고려아연이 사들인 자사주 소각이 이뤄지면 모수가 작아져 영풍·MBK와 최 회장 측 지분율은 40%대 초중반으로 늘어난다. 양측 모두 상대를 압도할 과반 지분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결국 양측의 경영권 다툼은 주주총회로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영풍·MBK와 고려아연 모두 의결권 확보를 위해 남은 유통물량을 대상으로 장내매입 경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현재 잔여 유통물량은 총 발행주식의 5~6%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영풍과 MBK가 조만간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신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MBK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MBK와 영풍은 임시 주총 소집을 통해서 주주분들께 고려아연 기업 거버넌스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하려고 하는지, 최 회장의 전횡으로 인해 무력화됐던 이사회 기능은 어떤 방법으로 회복시키고자 하는지 상세하게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만 최 회장 측이 영풍·MBK의 임시 주총을 수락할 가능성은 낮다. 이 경우 영풍과 MBK는 법원에 법원에 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이 같은 절차를 고려하면 실제 임시 주총이 소집되기까진 1~3개월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