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이준현 기자]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3만4000원을 확정하며 코스피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효과에 힘입어 희망범위 상단을 21% 웃도는 높은 가격을 기록했으나, 낮은 의무보유확약률 등 변수도 존재한다.
◇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인기에 IPO 날개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지난 25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3만4000원으로 확정했다.
당초 희망공모가 범위(2만3000원~2만8000원)의 상단을 21.4% 웃도는 수준이다.
국내외 2216개 기관이 참여해 734.6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체 참여 기관의 99.73%가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이나 그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이 같은 흥행에는 최근 백 대표가 출연한 '흑백요리사'의 성공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흑백요리사'는 비영어권 TV 시리즈 부문에서 3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
특히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백 대표를 '한국의 고든 램지'로 소개하며 '흑백요리사'의 성공을 집중 조명했다.
다만, 더본코리아는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동종 프랜차이즈 기업들을 비교군에서 제외하고 식품제조·유통기업만을 선정해 고평가 논란도 일고 있다.
또한 25개 브랜드 중 '빽다방' 등 일부 브랜드에 매출이 편중된 점과 '연돈볼카츠' 등 일부 가맹점과의 분쟁도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 백종원 지분가치 2990억 전망
1994년 설립된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새마을식당, 홍콩반점, 한신포차, 역전우동 등 25개 외식 브랜드를 통해 전국 290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외식사업을 넘어 HMR(가정간편식), 가공식품, 소스 등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는 유통사업과 제주도의 더본호텔을 통한 호텔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종합 식품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2213억원, 영업이익 158억원을 기록했다. 확정 공모가 기준 총 공모금액은 1020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4918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최대주주인 백 대표는 879만2850주(공모 후 지분율 60.78%)를 보유하고 있어, 지분 가치만 2990억원에 이른다.
◇ 의무보유확약률 10% 그쳐
다만,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률이 10.2%에 그친 점은 우려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는 하반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산일전기(42.37%), 시프트업(32.98%)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6개월 이상 의무보유를 약속한 기관은 44곳(2%)에 불과했으며, 1~3개월 의무보유 기관도 165곳(7.45%)에 그쳤다.
이를 두고 기관투자자들의 장기 상승 기대감이 크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IPO에 나섰던 기업 중 가장 높은 의무보유확약률을 기록한 HD현대마린솔루션은 상장 첫날 44% 상승하며 출발했다"며 "의무보유확약률이 높을수록 시가 성과가 좋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의 의무보유확약률은 45.8% 수준이었다.
상장 당일 유통 가능 물량도 변수로 꼽힌다. 총 상장주식 수의 19.67%만이 유통 가능한 상황에서, 최대주주인 백 대표는 전체 지분율 60.78% 중 42.55%에 대해 2년 6개월, 나머지는 6개월 의무보유를 약속했다.
더본코리아의 오는 28~29일 이틀간 일반청약 후 11월 6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총 공모주식 300만주 중 우리사주조합 배정분(60만주)을 제외한 240만주가 일반투자자들에게 배정된다.
더본코리아의 IPO는 한국 외식 산업의 새로운 장을 여는 동시에, 침체된 IPO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는 "더본코리아의 IPO가 침체된 한국 IPO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있다"며 "K-문화 열풍으로 한식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식품 산업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에게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