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인텔 (NASDAQ:INTC)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미 반도체 기업 인텔이 유럽연합(EU)과 1조50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놓고 15년간 법적 다툼 끝 결국 승리를 가져갔다.
24일(현지시각) 가디언(The Guardian) 등 외신에 따르면,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2009년 EU집행위원회가 ‘시장 지배력 남용’을 이유로 인텔에 부과했던 10억6000만유로(약 1조5855억원)의 과징금을 취소하라고 최종 판결했다.
이날 ECJ는 “인텔이 시장 지배력과 불법적인 리베이트 제공 등을 통해 경쟁사를 배제하는 전략을 사용했다는 충분한 증거가 제공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15년 전 EU 집행위원회는 인텔이 경쟁사인 AMD를 시장에서 퇴출시키기 위해 불법적인 판매 전술을 사용했다며 과징금 조처를 한 바 있다.
당시 ‘x86’라는 중앙처리장치(CPU)를 통해 시장의 81%가량을 점유하고 있던 인텔을 두고 EU집행위는 해당 CPU를 독점 구매하는 조건으로 델, 휼렛패커드, 레노버 등 PC 제조업체들에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주장을 폈다.
특히 이를 통해 경쟁사 AMD의 CPU가 탑재된 제품 출시를 지연하거나 중단시켰다고도 봤다.
이에 인텔은 EU 집행위의 과징금 부과와 관련해 EU 법원에 제소했으나 2022년 1월 EU 일반법원은 “EU가 불완전한 분석을 진행했다”며 인텔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법원은 “EU집행위는 인텔의 리베이트가 반경쟁적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EU 집행위는 해당 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으나 2년 9개월이 지나 EU 최고법원은 “모든 항소 사유를 기각한다”며 결국 1심 판결을 지지했다.
다만, 이와 관련한 인텔의 소송은 끝나지 않았다.
2022년 EU 일반법원이 인텔 승소 판결을 내렸으나 일부 판매 제한 조치는 불법적 소지가 있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이후 지난해 EU 집행위는 이에 대한 3억7640만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해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ECJ의 판결을 두고 인텔 대변인은 “ECJ가 내린 판결에 만족한다”면서 “마침내 이 사건을 뒤로 미룰 수 있게 됐다(put this part of the case behind us)”고 전했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우리는 판결에 주목 중이며 당연히 신중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짤막하게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