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터키 저비용항공사 페가수스항공 소속 보잉 (NYSE:BA) 737-800 여객기(PC 2193편)가 이스탄불 사비하 괵첸 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에서 미끄러져 3명이 죽고 180명이 다쳤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유진 기자 | 파업 한 달째를 맞은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직원 10% 정리해고의 칼을 꺼내 들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잉의 켈리 오토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직원 메시지를 통해 3분기 주당 3.37달러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용 절감을 위해 전체 인력의 10%에 해당되는 약 1만7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오토버그 CEO는 “우리 사업은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다(Our business is in a difficult position)”며 “우리가 직면한 도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를 회복하려면 어려운 결정이 필요하다(company requires tough decisions)”며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구조적인 변화를 이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777X 여객기 인도가 2026년으로 미뤄졌으며 767 상업용 항공기 생산을 2027년에 중단함에 따라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777X는 장거리 운항에 특화된 기존 777 모델을 개량한 제품으로 2020년 인도를 시작할 것이라 밝혔으나 시험 비행 등에서 결함이 발견돼 당초 인도 계획보다 6년이 늦어졌다.
767 기종은 지난 4월 뉴욕에서 이륙 직후 비상 탈출용 슬라이드가 떨어져 나갔으며 5월에는 튀르키예에서 앞바퀴가 내려오지 않아 화물기가 활주로에 그대로 동체 착륙하기도 했다.
특히 일각에선 보잉의 이 같은 재무 실적의 부진과 함께 지난달부터 이어진 노동자들의 파업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13일부터 워싱턴주와 오리건주,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보잉 공장 노동자 약 3만3000명은 더 높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16년 만에 파업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보잉 767와 777의 생산은 멈춰졌으며 부품 공급사부터 고객사들까지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됐다.
한편, 보잉의 재정난 악화와 함께 대한항공을 비롯한 글로벌 공급망과 여객 등 관련 업계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부품과 지원 시스템 등 공급망 차질로 노조원이 없는 보잉 787 드림라이너 공장의 생산 속도도 급격히 떨어졌으며, 5490대의 항공기 주문이 밀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유럽 최대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는 항공기 도입 차질로 일부 노선을 축소하고 연간 실적 예상치를 낮췄으며, 독일 루프트한자와 대한항공 (KS:003490) 등 주요 항공사들도 낡은 여객기 수명을 연장해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