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 실패로 재무부담이 커진 신세계건설 (KS:034300)이 상장폐지를 추진 중인 가운데 인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의 최대주주 이마트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9일까지 신세계건설 보통주 212만661주(27.33%)의 공개매수를 추진해 상폐 요건인 지분 95% 이상 확보에 나섰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지분 70.46%를 보유해 자사주 2.21%를 제외한 주식 전량을 매수한다는 계획이다.
공개매수 가격은 보통주 1주당 1만8300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지난 4일 종가(1만8170원) 대비 0.71% 높은 가격이다. 52주 최고가 수준이며 지분 100% 확보에 필요한 자금은 약 388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앞서 신세계건설은 대구와 부산 등 지방 사업장에서 연달아 미분양이 발생하며 지난해 말 기준 2500억원 규모의 PF 우발부채가 쌓였다. 이에 회사는 올 4월 재무 전문가 허병훈 대표이사를 최고경영자(CEO)로 교체했다.
이어 자금 조달을 위해 65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부채비율을 800%대에서 200% 이하로 낮췄다. 하지만 올 상반기까지 실적 회복은 더딘 모습이다. 신세계건설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4% 급감한 4284억원, 영업손실은 48.8% 늘어 643억원을 기록했다.
재무건전성 악화로 신용등급도 하락해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신세계건설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매출 감소보다 더 나쁜 상황은 매출 원가율이다.
상반기 신세계건설의 원가율은 103.2%로 시공능력 20~30위권 중견 건설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가율이 100%를 초과한 중견사는 신세계건설 외에 동부건설 두 곳뿐이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에도 중견사 가운데 원가율이 유일하게 100%대를 기록해 100.8%에 달했다.
업계 "현장 축소시 잉여인력 발생할 듯"
신세계건설은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을 위해 상폐를 추진하면서도 인적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 임직원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797명(건설 630명·레저 167명)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대주주가 진행한 상폐는 건설사업의 효율 제고를 위한 것으로 부실 사업을 정리하는 식의 구조재편이 이뤄지겠지만 인적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올 초 사업관리 담당을 신설하는 등의 조직개편을 실시했고 감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신세계건설이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인적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거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 절차를 밟았던 현대건설, 대우건설, 쌍용건설 등 대형사도 감원을 피하지 못했다. 신세계건설 모회사 이마트도 지난 4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사 희망퇴직을 단행, G마켓·SSG닷컴 등 이커머스 계열은 현재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유통사업이 주축인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 건설 계열 유동성 지원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PF 투자 시기와 건설업 불황이 겹쳐 안타깝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도 경영혁신 방침에 따라 임원 절반이 강제 퇴직 처리됐다. 지난 4월 태영건설은 윤세영 창업회장과 윤석민 회장을 사내이사에서 배제하고 임원 22명을 감축했다. 임원 급여를 3년 동안 삭감하는 방안도 내놨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직원 고용을 최대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라고 해도 현장이 축소될 경우 불가피한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며 자연스럽게 잉여 인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