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거래소는 밸류업 지수의 구성 종목 및 선정 기준을 발표했다. 밸류업 지수는 시가 총액과 거래대금 등 규모 조건 외에도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 효율성 등 다양한 질적 요건을 충족하는 대표 기업들로 구성됐다.
총 100개 종목으로 구성됐으며 산업군별로는 ▲정보기술(24개) ▲산업재(20개) ▲헬스케어(12개) ▲자유소비재(11개) ▲금융/부동산(10개) ▲소재(9개) ▲필수소비재(8개) ▲커뮤니케이션(5개) ▲에너지(1개)로 분포됐다. 코스피 상장사는 67개, 코스닥 상장사는 33개로 약 7:3 비율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30일 밸류업 지수 산출 이후 ETF 상장심사와 증권신고서 제출 등을 거쳐 오는 11월 초 관련 ETF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밸류업 지수와 관련 금융 상품 출시를 통해 금융권에서는 앞서 금융지주, 은행, 보험 등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 상승이 일어났던 '밸류업 랠리'가 중소형 가치주에도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 발표와 기업가치제고 공시 증가 등으로 가치주 전반으로 수급이 확산하는 조짐"이라며 "시장 저변에서 배당주와 중소형 가치주로 랠리가 확산하는 조짐이 발견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 밸류업 지수 출시를 앞두고 밸류업과 결을 같이 하는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을 콘셉트로 하는 기존 ETF가 시장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에이스)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는 밸류업 지수 발표를 앞둔 최근 일주일 동안 3.5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BNK자산운용의 BNK주주가치액티브는 0.22%, NH아문디운용의 HANARO(하나로)주주가치성장코리아 액티브는 2.2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TRUSTON(트러스톤)주주가치액티브는 수익률 1.40%를 달성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 편입 종목과 성격이 유사한 주주환원 ETF들은 우수한 성과를 기록 중이다"며 "연말까지 밸류업 모멘텀이 유효한 만큼 성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본격적으로 밸류업 지수가 공개되며 운용사들은 더욱 활발하게 밸류업 지수 연계 상품 및 주주환원 관련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금융당국이 수요 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내 26개의 자산운용사 중 밸류업 지수를 기초로 하는 ETF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 운용사는 총 10개사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밸류업 지수가 국내 증시 상승에 견인차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며 "향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이 구체적으로 공개된 후 기존 주주환원 ETF와 차이점을 둔 구체적인 상품 구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또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사 입장에서는 밸류업 지수를 활용하여 어떤 전략의 ETF를 출시할지 내부 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밸류업 계획 공시 기업에 대한 특례 편입에 있어 기업들의 구체적인 내용과 실제 이행 수준을 실질적으로 반영한다면 기존 ETF와의 차별성과 함께 투자자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에게도 밸류업 지수는 중요한 포트폴리오 대안이 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밸류업지수 산출은 주주환원율이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며 "밸류업 플레이가 부각될 때마다 주주환원율이 높은 기업들이 초과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올해 말까지 밸류업 수혜주가 포트폴리오 성과를 지켜줄 전략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금융당국은 ETF 외에도 오는 11월4일에는 밸류업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지수 선물도 상장할 예정이다. 아울러 밸류업 지수 개발 과정에서 확인된 다양한 시장 수요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후속 지수를 순차적으로 개발 및 발표할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밸류업 지수를 통한 다양한 지수 상품 개발 및 투자 활성화를 통해 한국 자본시장 재평가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상장 기업에게 지수 편입과 유지에 대한 동기를 제공해 주주환원과 자본효율성 제고 노력이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