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캐나다 당국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동맹국에 발맞춰 중국산 전기차와 알루미늄, 철강 등에 대한 신규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Reuters)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중국산 전기차에는 100%,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25%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트뤼도 총리는 “중국이 같은 규칙을 따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우리가 전 세계 다른 경제권과 일치하고 병행해서 실행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은 해당 문제에 대한 통일된 접근이 우리 모두에게 이롭다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관세 조치는 캐나다 당국이 중국산 전기 자동차 및 관련 제품에 대한 공개 협의를 개시한 지 30일 만에 발표됐다.
공개 협의는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지난 6월 중국의 국가 주도적인 자동차 산업 정책으로 자국 업체들이 불공정한 경쟁에 직면해있다는 이유로 관세 조치를 예고하며 시작됐다.
미국과의 무역에 의존 중인 캐나다로서 이번 대중(對中) 정책은 중국에 대한 높은 관세를 책정하려는 미국 정부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가이 생자크 전 중국 주재 캐나다 대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경제적 통합을 생각하면 미국의 입장을 따라야 했다”며 “(캐나다) 수출의 75% 이상이 미국으로 향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캐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중국산 전기차 수입은 지난 2022년 1억 캐나다 달러(982억원)에서 지난해 22억 캐나다 달러(2조1천600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다만 AP통신에 따르면 현재 캐나다로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는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중국 브랜드 전기차는 없다.
앞서 EU는 11월께부터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해 최고 46.3%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00%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했으며 이번 주 중으로 최종 시행 계획을 발표할 전망이다.
한편, 캐나다의 계획을 두고 중국은 보복 경고와 함께 항의에 나섰다.
같은 날 주 캐나다 중국대사관은 캐나다의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해 “중국의 거듭된 반대와 엄정한 교섭을 무시하고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선언했다”며 “이에 대해 강력한 불만과 반대를 표한다”고 밝혔다.
중국 대사관은 또한 “캐나다의 이런 행보는 전형적인 보호무역주의와 정치주도 행위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왜곡하는 것”이라면서 “캐나다 정부가 표방하는 자유무역과 기후변화 주도자의 입장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전기차 등 산업은 기술혁신과 완전한 산업망·공급망 및 시장경쟁을 통해 빠르게 발전했고, 이는 비교우위와 시장규칙이 공동으로 작용한 결과”라면서 “캐나다 측이 주장해 온 중국 산업 생산능력 과잉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캐나다 측이 객관적 사실을 존중하고 WTO 규정을 준수하며 잘못된 행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캐나다는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아야 하고, 중국은 모든 필요한 조치를 통해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