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게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리인상이 종료된 80년대 이후 2번째로 긴 기간 동안 금리 인하가 없었는데 그동안 미국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던 고용지표가 좋지 않게 나오면서 금리인하 시기를 놓쳤다는 평가와 함께 주식시장에서도 8월 초 큰 변동성이 발생했다. 미국 증시는 물론이고 국내 지수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호가 효력 정지)와 서킷브레이커(일시 매매 정지)가 발생하는 등 코스피지수가 하루 동안 10% 넘게 빠지고 다시 다음날 급반등을 하며 큰 변동성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 배경을 금리인하의 시작 하나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고용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물가지표는 높게 나왔고 이란과 이스라엘의 확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가는 급등했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엔화는 급등하고 미국 주식은 급락하는 상황이 발생했으며,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 지지율이 트럼프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던 것도 불확실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해 변동성을 키웠다고 볼 수 있다.
시장은 빠르게 반등…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큰 폭의 하락이 발생한 이후 주식시장은 빠르게 반등했다. 앞서 언급한 변동성을 높였던 원인들이 하나씩 해소됐기 때문이다.
이후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와 물가지표는 예상보다 좋게 나왔다. 저가 판매 정책으로 미국 물가안정에 나름 공헌하고 있는 월마트의 실적도 아주 좋게 나오면서 역사적 신고가를 기록했다. 저가 판매 정책을 고수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되며 물가에 대한 우려도 잠재워 줬다.
우려했던 이란의 보복 공격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휴전을 앞두게 되면서 유가도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이 불안할 경우 금리인상은 하지 않겠다는 일본은행(BOJ) 부총재 발언으로 엔캐리 물량 부담도 완화됐다. 또 바이든 대통령 대신 해리스가 대선 후보로 나서면서 지지율에서 트럼프를 압도하는 상황을 보이는 등 우려했던 문제들이 하나씩 해결되고 있는 모습이다.
주식시장은 V자 반등을 했고 추가 상승의 여지도 남아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다음(금리인하)을 준비해야하는 상황으로 보여진다.
고용지표가 한번 미스가 나면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발생했던 상황이기 때문에 물가 급등 우려가 낮아 금리 인하를 할 수 있을 때 단행할 것으로 보여진다. 또 여전히 주식 비중을 높이기에는 변수가 많은 구간이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확전 가능성은 언제 다시 높아질지 모르고, BOJ의 금리인상 기조 유지 가능성도 여전하다. 미국 대선도 9월10일 TV 토론 이후 다시 분위기가 뒤바뀔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오는 2025년 금융투자소득세 시행과 관련 아직 여야 타결이 되지 않고 있어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주식형 자산보다 금리인하 시기에 적합한 투자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
금리인하 시기에는 부동산과 채권 투자가 유망
금리인하 시기에 유망한 투자처로는 대표적으로 부동산과 채권이 있다. 우선 부동산의 경우 연초부터 조금씩 반등하긴 했었지만 금리인하 가능성이 증가한 하반기부터 보다 빠르게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을 매수할 때 주요 자금 조달원이 되는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은행채 5년물 금리+(플러스)가산금리로 결정된다. 현재 정부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억누르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려도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지속 하락해 조달금리가 계속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부동산 시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최근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다 보니 주식시장에서 이탈한 자금들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여진다.
향후 기준금리인하가 추가로 진행된다면 부동산 투자는 더 유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부동산에 주로 투자하는 부동산리츠 ETF(상장지수펀드)의 가격이 올 초부터 오름세에 있다. 최근 들어서도 그 상승폭이 가파르게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금리인하 시기 하나의 대안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채권도 유망하다. 채권은 보통 시중금리가 낮아질수록 가격이 오르고 시중금리가 높아질수록 가격이 하락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물론 기준금리와 다르게 시중금리가 더 빠르게 하락했기에 채권가격이 이미 올라 선반영 된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추가적인 금리인하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채권 투자 역시 좋은 대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추가 금리인하를 염두에 둔다면 장기채권(보수적인 투자자라면 본인이 투자자금을 묶어둘 수 있는 최대한의 기간으로 만기 설정)을 투자해 향후 시중금리가 매수했을 때보다 더 하락했을 때 높은 시세에 채권을 매각하는 전략이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간다면 BBB+ 등급의 채권(하이일드 채권) 수요예측에 참여해 배정을 받고 중도에 매도하는 전략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경기 둔화 우려가 높은 시기에 금리인하를 진행할 경우에는 신용리스크가 발생할 확률이 높은 상황이라 국채 등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채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하이일드 채권의 가격이 A- 등급 채권을 역전하는 현상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는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하이일드 채권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내해야하는 리스크가 큰 장기보유 전략 대신 채권 발행 시 수요예측에 참여해 배정을 받고 이후 대형 공모주가 상장하는 시기에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로 인해 하이일드 채권의 수요가 크게 늘어 채권 가격이 상승할 때 매도하는 전략을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최근에는 BBB+ 채권이 상장하자마자 발행가격 대비 1~2% 높게 거래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어 투자기간을 오히려 짧게 가져가면서 매도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