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최근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aster ship repair agreement, MSRA)를 체결했다.
MSRA는 미 함정의 유지보수와 정비를 위해 미국 정부와 일반 조선업체 간의 협약이다. 미 해군 함정 정비에 관한 품질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인증이다. 미 해군의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쳐 MSRA를 획득한 기업은 미 해군의 다양한 함정 정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이번 협약에 따라 두 회사는 향후 5년간 미국 해상 수송사령부(Military Sealift Command) 소속의 지원함 뿐 아니라 미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전투함에 대한 MRO 사업 입찰 참여 자격을 확보하게 됐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MSRA를 계기로 연간 20조원 규모의 미 해군 함정 MRO 시장에 본격 진출할 방침이다. 이미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는 필리핀 함정의 MRO 실적을 바탕으로 아시아, 남미 등 권역별 MRO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화오션도 미국 함정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상업용 도크를 보유한 미국의 필리(Philly) 조선소를 인수함으로써 한화오션의 미국 함정시장 진출과 함정 MRO 수행을 위한 사업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미국은 자국의 조선업이 후퇴하면서 숙련공 이탈로 함정 건조 지연, 품질 저하, 비용 증가 등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해군은 자국의 함정 MRO 물량 일부를 해외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우방국이자 뛰어난 함정 기술을 자랑하는 한국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 집계에 따르면 세계 상업용 조선시장 점유율은 중국(46.59%)에 이어 한국이 29.24%로 2위다. 미국의 순위는 19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