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올해 상반기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대출금리가 내려간 가운데 주택 거래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이 연기되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막차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4년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누적 기준 은행 주담대는 26조 5000억 원 늘었다. 지난 2021년 상반기(30조 4000억 원) 이후 3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지난달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전에 비해 6조 원 증가한 1115조 5000억 원을 기록했다.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3월 1조 7000억 원 감소한 이후 4월 5조 원 늘어나며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6월까지 3개월 연속 증가 추세를 보였다.
금융권에선 부동산 경기가 일부 회복돼 거래량이 증가하자 대출 또한 늘어난 영향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486건으로, 2021년 1월 5952건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1월 2612건, 2월 2575건, 3월 4254건, 4월 4400건, 5월 4996건 등 지속 증가 추세다. 아직 신고 기한이 남은 점을 고려하면 최종 거래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또 스트레스 DSR 확대 도입이 당초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9월로 돌연 연기됨에 따라 소위 '막차'를 타려는 분위기도 대출 증가에 영향을 줬다.
신생아 특례대출 조건이 완화하며 정책대출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 당초 소득 제한 요건이 지난해까지 7000만 원이었으나, 올해 1억 3000만 원으로 올렸다. 내년에는 출산한 가구에 대해 구입·전세자금 대출 소득 요건을 2억 5000만 원까지 상향한다.
국내외 증시 활황에 따른 마이너스통장 사용도 일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이 쓴 만큼만 이자가 붙으니, 하루에도 몇 %씩 오를 수 있는 주식에 단타족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최근 신용대출 잔액이 늘어난 이유기도 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분간 가계대출 잔액은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물가 하향 안정세로 인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불고 있고,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전 대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DSR에 전세대출도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을 활용한 갭 투기로 인한 집값 안정화를 위해선 신생아 특례대출 등을 제외하고 모두 DSR에 포함하는 등 정부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