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시카고) 김지선 특파원]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에 적용된 최신칩 M4 제작에 세계 최초로 한국 이오테크닉스의 피코세컨드 레이저 그루빙 기술을 적용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결정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레이저 피코세컨드 기술은 반도체 선단공정에서 1조분의 1초에 레이저를 쏴서 반도체를 필요에 따라 깎는 기술입니다.
그동안 반도체 그루빙 기술은 일본의 디스코가 수십년 간 지배해왔죠.
그 틈새를 대한민국 반도체 장비사업자인 이오테크닉스가 비집고 들어가다 못해 디스코를 완전히 제쳐버린 겁니다.
◇ “일본 디스코에 수많은 기회를 줬다...하지만”
알파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애플 (NASDAQ:AAPL) 본사에서 레이저커팅 기술 채택 후 엔지니어 미팅이 열렸다고 합니다.
이 자리에서 애플 고위 관계자가 ‘더 이상 애플에 일본 디스코 얘기를 하지 마라. 우리는 디스코에 수많은 기회를 줬다’는 말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반도체 시장은 한번 공급이 시작되면 공급업체를 쉽게 바꿀 수 없기에 기술 채택이나 소재 선택에 심혈을 기울입니다.
애플이 그루빙 기술의 전 세계 최강자인 일본 디스코 대신 한국의 이오테크닉스를 선택할 때 얼마나 고민이 깊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2023년 9월 13일자 [단독] 이오테크닉스 차세대 반도체 그루빙 장비, TSMC에 이어 삼성전자도 채택 참고기사>
뿐만 아니라, 한번 채택되면 천문학적인 판매고를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기업 간 로비도 상상을 초월한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한국의 이오테크닉스를 선택했습니다.
◇ 日디스코, 6개월에서 1년 내 기술 개발 미지수 판정
후문이지만 애플 측은 디스코가 이오테크닉스 보유의 레이저 피코세컨드 기술 개발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 확실시된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습니다.
애플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애플은 디스코가 적어도 6개월 최대 1년 내 기술 확보에 성공한다는 확신만 있었다면 한국의 이오테크닉스를 독점협력업체(Sole벤더)로 채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귀띔합니다. <2024년 5월 27일자 [단독] 韓 이오테크닉스, 반도체 선단공정 세계 1위 日디스코 완전히 제쳤다...“TSMC, SOLE벤더 채택” 참고기사>
글로벌 오사트 기업 등에 따르면 애플은 세계 최초로 M4 생산에 해당 피코세컨드 그루빙 기술을 적용해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엔비디아도 하반기 생산 예정인 B100에 적용한다고 합니다. 또 브로드컴과 퀄컴 (NASDAQ:QCOM) 등도 해당 기술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오테크닉스는 디스코가 확보하지 못한 피코세컨드 레이저 그루빙 기술에 이어 팸토세컨드 그루빙기술까지 개발에 성공했는데요.
차세대 레이저 그루빙 시장에서 디스코를 완전히 따돌리다 못해 시장을 지배할 기회를 거머쥔 것으로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