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교식 기자] 신용평가사들이 저축은행들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강등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산순위 6위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5일 나이스신용평가사에서 ‘BBB-(부정적)’ 신용등급을 받았다.
기존 신용등급 ‘BBB(부정적)’에서 하향 조정된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사는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자본 조달비용이 늘고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점, 경기 회복이 지연돼 자산건전성이 악화된 점을 강등 이유로 밝혔다.
나신평은 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하면서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향후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호주계 저축은행은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10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조달비용 및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마이너스(-)2%다.
나신평은 “최근 조달금리가 하향 안정화되고 순이자마진이 회복되고 있다”며 “하지만 고금리 수준이 지속되는 가운데 개인 및 개인사업자 차주의 건전성 저하 가능성은 남아 있어 수익성에 부담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나신평은 같은 날 하나증권의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318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전년 1558억원 순이익을 거뒀다가 적자 전환한 것이다.
국내외 대체투자 관련 손상 인식 및 충당금 전입에 영향이 컸다.
하나증권 등급전망은 차액결제거래(CFD)를 비롯한 고객 손실 보상 등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투자은행(IB)부문 시장점유율이 절반 이하로 꺾인 것(10.1%→5.3%)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 역시 금융권 등급을 줄줄이 내리고 있다.
중소 저축은행인 바로저축은행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내렸다.
토지매입 등 사업초기 소요되는 단기 차입금인 브릿지론 부실화가 본격화되면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바로저축은행의 작년 말 PF 위험 노출액은 7153억원으로 총대출의 48%, 자기자본 대비 320%에 달한다.
한기평은 JT친애저축에 대해서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