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최근 현대차가 자동차 반도체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90%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국산화율을 끌어 올리기 위한 프로젝트인데요.
한 언론매체는 현대차가 5나노 차량용 반도체 개발 및 생산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반도체 설계는 팹리스와의 협업, 파운드리는 외부 생산 조달하겠다는 밑그림으로 이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대란 등 외부 변수를 미연에 차단하겠다는 겁니다.
현대차는 이미 여러 차례 자체 차량용 반도체 개발·생산을 밝힌 바 있는데요.
작년 6월 반도체 개발 부서를 신설하고, 삼성전자 (KS:005930)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차량용 시스템온칩(SOC) 엑시노스 오토를 연구해온 김종선 상무를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현대차가 올초부터 국내 팹리스 업체들과의 미팅에 나서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차량용 반도체 생산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기도 했죠.
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자동차용 반도체 양산까지는 다소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얘긴데요.
윤주호 엄브렐라리서치 대표이사는 알파경제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고생했던 현대차가 삼성전자 출신 임원을 영입한 것은 그만큼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같은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그는 이어 "차량용 반도체에 5나노 기술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한 만큼 현대차의 반도체 생산기술 내재화 전망도 불가능한 꿈같은 얘기"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국내 반도체 기업 한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는 종류가 굉장히 많고, 그 중에서 첨단 공정이 필요 없는 반도체도 있다”면서 “하지만, 자율주행이나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이 고도화되고 있어 탑재되는 반도체 역시 고성능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반도체 생산을 위한 첨단 공정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200~300개 반도체가 탑재되지만, 자율주행차의 경우 10배 이상 많은 다양한 반도체가 사용된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당장 단순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이 가능하겠지만, 고도화된 첨단 차량용 반도체는 전혀 다르다는 겁니다.
작년 6월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를 담당하는 엑시노스 반도체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20년 5월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만나 회동을 갖고, 차세대 전기차용 전고체배터리 개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면서 반도체 협업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주호 대표는 “당시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불안정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던 현대차는 내재화를 위해 관련 협업을 요청했던 것으로 안다”면서 “현대차의 첨단 자율주행용 자동차 반도체는 6G가 막 태동하는 시점인 2030년쯤에나 양산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