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8일 회장으로 전격 승진했습니다. 지난 2006년 11월 부사장에서 부회장이 된 지 18년 만입니다.
신세계그룹은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면서 정용진 부회장의 회장 승진 배경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마트는 작년 역대 최대 매출인 29조4000억원을 달성했음에도 불구, 연결기준 첫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적자가 그룹의 발목을 잡은 셈입니다. 계열사뿐 아니라 주력인 이마트의 수익성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커머스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이마트는 작년 영업이익 1880억원으로 전년대비 27.3% 감소했습니다.
정용진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놓고, 우려 섞인 시각도 많습니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정용진 부회장의 별명은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이베이코리아 인수…본사까지 매각했는데 적자 확대
지난 몇 년간 이마트는 이커머스 패권 장악을 위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냈습니다.
이를 위해 정용진 부회장 주도로 이마트는 2021년 이베이코리아를 무려 3조5600억원의 거금을 쏟아부어 인수했는데요.
3년이 지난 현재 SSG닷컴과 G마켓의 성적표는 어떨까요?
SSG닷컴과 G마켓은 작년 영업손실 각각 130억원, 321억원으로 적자가 쌓이고 있습니다.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했지만, 오히려 손실폭만 확대되고 있는 겁니다.
당시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해 서울 성수동 본사, 본점 건물, 부지 일대 등 알짜 자산을 미래에셋 컨소시엄에 1조 2200억원에 매각했습니다.
당시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자산의 재배치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결과적으로 볼 때 큰 손실을 본 셈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베이코리아의 시스템 노후화 탓에 추가로 거액의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인수 과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인수 당시 신세계 이마트와 네이버 (KS:035420) 등 컨소시엄이 이베이코리아 인수 참여에 나설 방침이었으나, 막판 네이버가 발을 뺐다”면서 “배경에는 이베이코리아 시스템 노후화로 인해 막대한 인력과 자금이 투입돼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용진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결국 빛을 보지 못한 채 어둠의 터널에 갇혀 있다는 평가입니다.
◇ “정용진 부회장, 경영 몰입도 떨어진다는 지적도”
정용진 부회장의 경영 실패로 접은 사업들로는 ▲삐에로 PK피코크 ▲제주소주 푸른밤 ▲삐에로쇼핑 ▲일렉트로 마트 등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정용진 부회장의 정치성향을 SNS에 여과없이 드러내면서 이마트와 신세계 주가가 급락하는 등 ‘오너리스크’가 수차례 제기된 바 있죠.
정용진 부회장의 성공적 사업들로 알려진 신세계 스타필드와 스타벅스 등은 이명희 회장이 경영일선에 직접 나서 도입한 작품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정용진 부회장이 최신 트렌드 감각이 뛰어나지만,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다 보니 경영 몰입도가 떨어진다고 지적도 있습니다.
정용진 부회장의 회장 승진으로 막중한 역할이 부여된 겁니다. 정용진 회장 승진 후 어떤 경영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