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표시된 코스피 지수.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부의 밸류업(value-up) 프로그램 발표에 외국인투자자의 국내 증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2월 한 달간 국내 시장에서 7조 3155억 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는 각각 6조 7346억 원, 780억 원 팔아치웠다.
일별 추이로 봐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뚜렷하다. 이달 외국인 투자자는 16거래일 중 단 2거래일(16일, 21일)을 제외하고 모두 매수 우위를 보였다. 특히 매수 우위를 보인 14거래일 중 3거래일(1일, 2일 13일)은 하루 동안 1조 원 넘게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다.
일본 시장에서 학습 효과를 경험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을 앞둔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본의 증시 부양책을 벤치마킹한 국내 정책으로, 상장기업이 자율적으로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이행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일본 시장은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주가순자산(PBR)이 1.5배 수준까지 상승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일본 시장은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저밸류 기업 중심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면서 "이는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전날 금융당국이 공개한 밸류업 프로그램은 방향성만 공개됐을 뿐 시장이 기대했던 이사회의 주주충실의무 등 상법 개정 로드맵이나 자사주 소각 관련 법인세 혜택, 배당 소득 분리과세 등 구체적인 내용이 빠졌다는 평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PBR 1배 달성을 위한 방안을 일본처럼 강하게 추진할 수 있다면 밸류업 기대로 주가가 오른 업종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지만 기업 자율에 맡기는 권고 형태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꾸려진다면 차익매물이 나올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밸류업 프로그램 논의 이후 한국 증시에 대규모로 들어온 외국인이 다른 행보를 보일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