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5월11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10일(현지시간)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주요 석유 수출국인 이란이 미국의 제재를 맞아 석유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산유량 급감, 미국 원유재고 감소도 유가 상승세에 기여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22센트, 0.31% 오른 배럴당 71.36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도 26센트, 0.3% 상승한 배럴당 77.47달러를 나타냈다.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78달러까지 올라 지난 2014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트레이더들에 따르면, 에너지산업 정보업체 젠스케이프가 발표한 재고 수준이 하락 요인으로 작용해 유가는 잠시 내림세를 보였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수석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지금 상황에서 약간만의 자극으로도 공급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섣불리 매도세를 취하지 못할 것"이라 말했다. 원유시장 수급의 운신의 폭이 좁다고 그는 덧붙였다.
타이키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타리크 자히르 이사는 트레이더들이 장 후반 매도세를 청산했다며 "상황이 더 뚜렷해지지 않는 한 투자자들의 행동은 가격 상승세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는 4분기 연속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10년 만에 최장 기간이다. 이란산 석유 공급 감소가 우려된 영향이다. 이란은 세계 석유의 4%를 공급하고 있다. 유럽에는 일평균 45만배럴, 아시아에는 일평균 180만배럴을 수출한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제재 이후 이란의 유럽 수출이 아시아 수출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유럽 동맹국들은 핵협정에 그대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핵협정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너지 컨설팅기업 FGE는 "유럽과 중국의 경우 미국발 제재에 맞서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투덜거리면서도 받아들이리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한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 제재에 따른 공급 부족분을 메꿀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안에 정통한 4명의 소식통은 OPEC이 이란의 석유 수출 감소 예상에 대한 조치를 서둘러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트로매트릭스의 올리비에 제이콥 전략가는 "이란 이슈가 석유 공급에 미칠 충격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추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의 산유량 증가는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8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월간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미국의 산유량은 일평균 1200만배럴으로 예상된다. EIA는 지난해 8월부터 산유량 예상치를 계속 상향해왔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