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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송)-(칼럼) 북한, 2년 만에 회담장에 나왔지만 전략 변화 뜻하는 것은 아니다

입력: 2018- 01- 12- 오전 07:50
© Reuters.  (재송)-(칼럼) 북한, 2년 만에 회담장에 나왔지만 전략 변화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전날 송고한 기사를 내용 변경 없이 재송고합니다.)
1월11일 (로이터) - 작년 북한의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가 하면 이복 형 김정남 암살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사는 등 전세계에 충격을 줬다. 그런 그가 외교 공세로 1월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공세가 북한의 전략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지난 9일 남북한 당국자들은 2년 만에 처음으로 마주 앉았다. 이날 판문점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에서 양측은 북한이 다음 달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선수단과 대표단 등을 보내며 별도의 군사 당국 회담도 열기로 합의했다. (관련기사 뭐래도 북한이 대화에 나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미국 본토에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쏠 수 있는 기술 완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북한의 의지가 약화되고 있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반대로, 북한은 한미 관계를 악화시키려는 전략을 주도면밀하게,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입장을 곤란하게 하고 미국이 직접적인 대북 군사 조치를 취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은 오랜 동맹국이며 양국 간 상호방위조약은 한반도 정전협정이 맺어진 1953년부터 줄곧 지켜져 왔다. 또한 주한미군은 한국의 생존에 필수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양국의 우선 순위에는 차이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막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분명히 밝혀왔다. 반면 한국은 북한의 재래식, 핵, 화학 무기의 사정권 안에 있다. 미국 일각에서는 장래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수 있지만, 한국은 그런 위험한 전략을 취할 생각이 없다.

한국 협상가들이 외교 노력의 초점을 (본질적으로는 북한의 비무장을 가리키는) 한반도 비핵화에 맞추고 있는 큰 이유는 미국이 그렇게 요청했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이 미국과 한국을 떼어놓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임자들보다는 북한과의 관계 회복에 좀 더 개방적일지 모르지만, 한국은 방위력을 주한미군과 미국 무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북한으로부터의 직접 공격이나 사이버 공격 등 난처한 상황이나 사건이 벌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한국이 외교적 노력에 치중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올림픽 이후에도 남북 관계가 좋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말이다.

적어도 한미 군사 훈련은 올림픽 이후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올림픽 기간 중 일시적으로 훈련 중단을 요청하긴 했지만, 군 지도부는 군사 훈련이 미래의 공격에 대한 한국, 미국, 일본의 태세 정비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한국의 최우선 목표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독자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방한 시 비무장지대를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한국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헬리콥터에 태워 봄으로써 서울이 북한과 고작 35마일(약 56km)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알렸다. (관련기사 정도 거리는 서울이 김정은 위원장이 보유하고 있는 웬만한 무기의 사정권 내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미국 국방부도 추산한 바 있듯이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한국을 공격하면 하루 2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 한국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을 다시 하는 위험을 무릅써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이고 싶어한 것도 당연하다.

한국과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기 위해 정치적인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작년 방한 시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국이 통일을 포기할 수 없는지, 김정은 정권의 몰락을 추구하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는지 물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 관계자들은 그럴 수는 없다고 답했다. 통일이 조만간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한국 국내 정치적으로 보더라도 통일을 포기한다고 선언할 수는 없다. 이와 비슷하게 북한 역시 통일을 원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은 자신들의 체제 아래, 무력으로 남한을 통일하려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점 때문에 한국이 미국과 크게 멀어지진 않을 것이다. 한국의 많은 전문가들이 주로 우려하고 있는 것은 미국이 한반도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거나 미국에 핵 공격을 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한반도에서 분쟁이 발생해도 손을 놓고 있는 경우다.

이번 주 북한의 외교 공세는 평창 올림픽 때 사이버 공격 등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을 줄여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만한 어떤 진전도 이루어진 것은 없다.

* 본 칼럼은 피터 앱스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칼럼원문 최아영 기자; 편집 유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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