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최근 서울과 수도권 알짜 단지에서 청약 가점 84점짜리 만점 통장이 잇따라 나오면서 "우리나라에 대가족이 이렇게 많았냐"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84점 만점이 되려면 일곱 식구가 15년간 무주택으로 버텨야 하는 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목소리가 이어지며 '꼼수 청약' 논란에 불이 붙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20억 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 결과 청약 가점 84점이 최소 3명 나왔다.
84점 만점 통장은 앞서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 분양에서 2개 나왔고, 성남시 수성구 '산성역 헤리스톤'과 전주 '에코시티 더샵 4차'에서도 등장했다.
양호한 입지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수억~수십억 원 저렴한 가격에 분양하면 구름 인파가 몰리고 있다.
이에 84점 만점 통장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가 하면, 최저 가점도 70점 대로 갈수록 청약 당첨이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청약 점수가 84점이 되려면 일곱 식구가, 74점은 다섯 식구가, 79점은 여섯 식구가 최소 15년간 무주택으로 살아야 한다.
지난해 기준 전국 가구의 평균 가구원 수는 2.2명에 그치는데 5명 이상의 대가족이 이렇게 많았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이에 위장전입 등 현장점검 강화와 동시에 청약 제도 자체를 시대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약 당첨자 선정 과정을 보면, 한국부동산원이 공지한 당첨자 발표 하루 전날 추첨이 이뤄지고 시공사도 참관한다. 당첨자 발표 후 4~5일간 서류 제출 기간이 주어지는데 이때 부양가족과 주택 소유 여부 등을 검증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해 일차적으로 부적격 당첨 여부를 거른다.
계약 체결 이후에도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의 현장점검이 주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부정 청약 점검 결과 154건을 적발,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주소지만 옮겨서 청약하는 위장전입이 142건으로 가장 많고 위장이혼(7건), 부적격 당첨 사실을 통보받고도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불법 공급 사례가 3건 나왔다.
다만 현장점검을 통해 부정 청약을 적발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청약제도 자체를 시대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청약 제도를 어떻게 바꾸든 간에 허점을 이용하는 꼼수는 계속 나올 것"이라며 "제도 허점을 이용하는 사람을 지적하고 최대한 잡아내는 것이 최선이지, 제도 자체가 잘못됐다고 개편하는 것은 무리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