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소프트웨어 검증 솔루션 전문 기업 슈어소프트테크(대표이사 배현섭)가 합병상장을 통해 4월말 코스닥에 상장한다. 슈어소프트테크는 고위험·고신뢰로 불리는 ‘Mission Critical(미션 크리티컬)' 산업의 소프트웨어 시험검증 시장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외국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는 회사다.
관련 경험도 기술도 없어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 시장에서 20여년의 업력을 바탕으로 높은 기술진입장벽을 쌓았고, 다양한 산업에서 레퍼런스를 축적했다. 무엇보다 모델 검증, 코드 검증, 시스템 검증 등 토털솔루션을 제공하는 강력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또한 회사는 국내 최초로 소프트웨어 검증 자동화 기술을 국산화했다.
슈어소프트테크는 자동차, 국방, 원자력 에너지 분야를 주요 전방시장으로 두고, 국내 글로벌 리더들과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주요 고객인 현대차로부터는 2차례 투자를 받기도 했다. 현대차는 현재 2대주주다.
상장 후에는 기존 사업 강화 및 적용시장 확대, 기술 스펙트럼 확장을 통한 미래 먹거리 확보 전략으로 밸류업을 이룬다는 목표다. 회사는 최근 5년간 연평균 15% 이상의 매출성장률을 기록 중이며,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100억원에 육박했다.
14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슈어소프트테크는 전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어 스팩 합병상장에 따른 성장전략과 향후 비전을 밝혔다.
이날 배현섭 슈어소프트테크 대표는 “우리는 불모지였던 국내 소프트웨어 시험검증 시장을 개척했고, 현재는 자동차, 원자력, 국방 3대 산업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 기술력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지금 상장을 통해 세계에서 인정받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고위험 고신뢰 분야 검증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슈어소프트테크는 카이스트 출신들이 2002년 설립한 회사다. 소프트웨어로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일에 기여한다는 기업철학을 가지고 있다. 대표인 배현섭 대표는 카이스트 전산학 박사 출신으로 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을 지냈다. 오승욱 CTO, 한일영 COO, 장정희 CFO 모두 카이스트 출신들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임직원 수는 343명이다.
주력 비즈니스는 미션 크리티컬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능, 안전성, 성능,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는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미션 크리티컬 산업은 같이 작은 실수로도 생명이나 재산상의 큰 손실 등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산업군을 의미한다. 자동차, 국방우주항공, 의료, 금융, 통신 등이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슈어소프트테크는 설립 초기에는 기술개발에 집중했다. 이후 2010년대 자동차 ECU(전자제어장치) 소프트웨어 시험검증 프로젝트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서 레퍼런스를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국방, 원자력 산업에까지 진출하게 됐다. 최근에는 디지털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조선, 로봇, 의료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 시험검증 솔루션은 크게 코드 검증, 시스템 검증, 모델 검증 부문으로 구분된다. 슈어소프트테크는 이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경쟁력을 차별화했다. 뿐만 아니라 여기에 전장 소프트웨어 분야의 미래기술까지 검증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추가했다.
이 같은 역량의 배경에는 우수한 R&D 환경이 있다. 회사는 모든 솔루션을 자체 개발할 수 있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시험자동화 연구소와 임베디드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또한 전체 인력의 85%를 R&D인력으로 채워 기술개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까지 20여년의 업력을 바탕으로 약 1700여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산업별 레퍼런스도 다양하게 축적했다. 개발한 시험 검증 솔루션에 대해 산업별 국제 표준 준수에 대한 인가를 받았고, 국제 공인 시험 기관으로 지정도 받았다. 회사 측은 "이는 고객사들이 슈어소프트테크로부터 시험 검증을 받으면 그 결과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시장에서도 통용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특히 자동차 산업 내 독보적 입지를 확보했다. 자동차 분야는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의 60%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코드 검증, 시스템검증, 모델 검증, 미래기술 검증 솔루션을 모두 필요로 한데, 회사는 모든 솔루션을 장기간 공급해왔다. 특히 미래기술 검증은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시대를 조준한 것이다. 이 분야는 가상 환경에서의 시뮬레이션 검증, 커넥티드가 사이버 보안에 대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향후 높은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실적도 성장세다. 2020년 317억원이었던 영업수익(매출)은 2021년 369억원, 지난해 434억원으로 확대됐다. 영업이익은 2020년 45억원에서 이듬해 67억원을 거쳐 지난해 97억원으로 뛰었다. 매출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2.4%로 올랐다.
최근 디지털 전환에 맞춰 소프트웨어 산업군이 다변화하면서 소프트웨어 검증 산업분야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3자검증이 필수인 국방, 항공, 철도, 원자력 외에도 자동차, 의료기기,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조선, 로봇 등 계속 추가되는 추세다. 현재 회사는 자동차, 국방/우주항공, 원자력 에너지, 철도, 의료 산업의 국제기능안전 표준 인증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기술력과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산업의 흐름에 발맞춰 향후 범위를 더욱 넓혀 간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주요 성장전략으로 설정했다. 주요 거점시장은 미국과 중국으로 이미 2014년에 미국법인, 2017년에 중국법인을 설립한 상태다. 지금까지 레퍼런스를 충분히 쌓아 온 만큼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미국 시장은 자동차 및 에너지 산업 진출을 추진 중이다. 중국시장의 경우 우선 공공 시험 기관과 협업을 진행해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추후 이를 바탕으로 민간기업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슈어소프트테크는 합병상장 절차가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다.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엔에이치스팩 22호와의 합병안이 통과됐다. 스팩과의 합병비율은 1대 0.375이다. 28일 코스닥에 입성할 예정이며, 존속법인은 슈어소프트테크다. 이번 합병 유입금은 차입금의 상환, 신규 솔루션 개발 인력 확충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