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더스탁=김동진 기자]벤처투자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사업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제조 산업의 기반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는 투자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력반도체와 탄소나노튜브(CNT) 등 향후 경기회복시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첨단 소부장 개발 스타트업들은 벤처캐피탈(VC)로부터 여전히 큰 관심을 받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력반도체 전문기업 '파워큐브세미(대표 강태영)'는 이날 게임체인저인베스트먼트와 빌랑스인베스트먼트, 안다아시아벤처스로부터 43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파워큐브세미의 누적투자유치액은 63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파워큐브세미는 실리콘(Si)과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설계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회사이다. 특히 SiC 전력반도체는 전력이 필요한 전자제품과 전기차, 수소차, 5G 통신망 등의 전류 방향을 조절하고, 전력 변환을 제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시장조사업체 '욜 디벨롭먼트(Yole Development)'에 따르면 SiC 웨이퍼 기반 전력반도체 시장이 올해 1조1000억원에서 2030년 12조28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파워큐브세미는 2017년부터 대용량 Si 슈퍼정션 모스펫(MOSFET)을 개발해 지난해 서버용 파워와 차량 내장용 완속 충전기(OBC)의 제품군을 완성했다. 또 국책과제를 통해 1700V SiC 트렌치 모스펫도 개발하는 등 SiC 모스펫 제품군을 확충했다. 파워큐브세미는 지난 2월 중국 전기차업체 BYD에 650V 전력반도체(SJ MOSFET)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64억원, 영업이익 2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매출 120억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파워큐브세미는 이번에 투자유치를 토대로 2024년가지 천안 산업단지 내 부지에 생산시설을 준비하여 차량용 반도체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해나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6년 매출액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태영 파워큐브세미 대표는 "천안공장이 완공되면 이와 관련한 생산관리와 품질관리가 가능하게 된다"며 "이로써 회사는 반도체 설계로 갖춘 제품 성능 뿐만 아니라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품질 관리력을 바탕으로 해외 기업과 견주는 경쟁력을 가지고 몇단계 성장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나노튜브(CNT) 섬유 및 차세대 엑스레이(X-ray) 기술 업체인 '어썸레이(대표 김세훈)'도 지난 23일 인비저닝파트너스와 GS벤처스, 현대투자파트너스, 신한자산운용, 퀀텀벤처스코리아, BNK벤처투자로부터 17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어썸레이가 지금까지 투자받은 금액은 총 260억원에 달한다.
어썸레이의 핵심기술은 CNT를 기반으로 만든 엑스레이다. CNT는 탄소 6개로 이루어진 육각형들이 서로 연결되어 관 모양을 이루는 원통 형태의 신소재다. 기존 엑스레이튜브는 엑스레이를 방출하려면 여러 장비가 필요해 부피가 컸는데, 어썸레이는 물리적 강도도 세고 전도성이 뛰어난 CNT를 활용해 손가락만 한 엑스레이튜브를 대량양산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인비저닝 파트너스의 제현주 대표는 "어썸레이의 CNT 소재 기술은 다양한 응용 영역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다. 탁월한 재료공학 전문성과 뛰어난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CNT 소재 기술이 산업계의 환경 영향을 줄이고, 인류가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어썸레이가 다양하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초소형 엑스레이튜브는 여러가지 활용방안를 가지고 있는데, 어쎔레이는 그중에서도 미세먼지 흡착 능력이 매우 뛰어다는 점에 주목해 공기살균 정화 솔루션 에어썸을 개발했다. 현재 국내 홈 IoT(사물인터넷) 전문기업 코콤과 주거용 에어썸 모듈 개발·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년부터 주거용 솔루션을 본격 공급할 계획이다. 지하철, 선박, 엘리베이터 등 이동수단 내에서 에어썸을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한편 어쎔레이는 CNT 기반의 엑스레이 장비를 주축으로 보안, 산업용 검사, 의료용 영상진단 분야 등에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향후 배터리, 모터용 권선, 펠리클 등의 영역에서 사업 타당성 검증도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를 발판으로 미주와 중동,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진출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