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들이 의약품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출처=셔터스톡
임상시험위탁기관(CRO)들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신약 개발 바이오텍과 달리 실적을 보유하고 있어 투자 리스크가 적다는 강점에서다. 연내 상장을 목표로하고 있는 디티앤씨알오와 바이오인프라 등이 CRO업계 경쟁력 입증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CRO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CRO 시장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9.9% 성장하는 동안 국내 시장은 14% 늘어났다.
국내 CRO 기업 성장도 돋보이고 있다. 2014년 외국계 CRO 매출은 1917억원, 국내 CRO 매출은 1023억원이다. 2020년들어 국내 기업들이 외국계 기업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2020년 기준 외국계 CRO 매출 2698억원, 국내 기업은 2844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임상 CRO 연간 매출 추이(단위 백만원, %). 출처=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CRO 분야는 신약 개발 시장과 함께 성장하는 산업 중 하나다. 신약 개발에 필요한 전임상, 동물임상, 임상 등을 대행하는 서비스다. 연구 중심 신약 개발 바이오텍이 늘어나면서 연구 대행 수요도 증가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CRO는 신약 개발 주기에 맞는 다양한 임상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며 신약 개발 파트너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면서 “신약 개발 기업, 제약사 등은 임상 디자인, 단계별 임상 대행, 자문 서비스 등을 개별적으로 이용하거나 전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CRO는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성격을 보유한 신약 개발 전문 바이오텍에 비해 안정적인 실적을 확보할 수 있어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로 꼽힌다. 바이오 기술에 IT를 접목하거나 주력 대행 서비스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상장에 나서는 CRO가 부각되고 있다. 디티앤씨알오와 바이오인프라다.
디티앤씨알오는 내달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임상시험관리기준(GLP) 독성시험과 효능시험 등 비임상 시험, 생물학적동등성(생동성) 시험, 임상 1상 등을 대행할 수 있다. 자회사인 디티앤사노메딕스는 임상 2상과 3상 수탁 업무가 가능하다.
매출은 2019년 105억원, 2020년 200억원, 지난해 327억원으로 연평균 76.2%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29억원이다. 비임상과 분석, 임상 등 주력 사업 분야에서 고객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신규 수주도 늘어나면서 누적 수주 잔액은 444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수주 잔액은 2020년 321억원, 지난해 434억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 320억원이다.
2020년에 영업이익 3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9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15%다.
디티앤씨알오는 실시간으로 임상 일정을 관리하는 프로그램 ‘mOPS'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서류 제출을 위한 전자문서 관리 프로그램 ‘센드 솔루션(SEND solution)’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고객사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최근 임상 1상과 생동성 시험에 대한 스마트 자동화 임상 플랫폼 ‘STC(Smart Trial Center)’도 구축했다. 기존에는 혈액분석 결과 등을 사람이 투입돼 직접 입력했다. STC를 활용할 시 분석장비와 연동돼 자동으로 자료를 취합할 수 있어 사람이 할 수 있는 실수(Human error)를 줄일 수 있다.
생동성 시험에서 강점을 갖춘 바이오인프라도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16~17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다. 상장 목표 시점은 연내다. 생동성 시험은 동일한 주요 성분을 함유한 두 의약품의 생체 이용률이 통계학적으로 동등하단 사실을 증명하는 시험이다.
디티앤씨알오 비임상센터. 출처=디티앤씨알오
바이오인프라는 전체 매출 70% 이상을 생동성 시험에서 확보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생동성 시험 승인 건수를 기준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은 23.6%이다. 생동성 시험 외에 임상·비임상 검체 분석 등을 제공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306억원,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5.8%, 105.9%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92억원, 영업이익은 58억원이다. 2007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은 43%에 이른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R&D 분야에서 외주가 늘어나고 있어 CRO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면서 “공동위탁생동 규제 등 각종 규제 외에도 초기 효능평가와 전임상시험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중장기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