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공정장비 업체 윤성에프앤씨(대표이사 박치영)가 공모가를 4만90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공모가 희망밴드 하단 대비 7.5% 낮은 가격이다.
이번 딜은 수요예측에서 확정 공모가에 물량을 받겠다는 가격미제시가 신청수량 기준 37.58%나 나왔다. 이를 포함해 60% 이상이 희망밴드 최상단 이상을 제시했으나, 건수 기준으로는 밴드하단 밑으로 주문이 몰린데다 경쟁률이 낮은 편이어서 공모가를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의 유동성이 마르면서 IPO시장에서 대형딜이 난항을 겪고 있고, 일부 구주매출(15%)이 껴 있는 상황에서도 1000억원에 육박하는 공모금액을 기록했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아울러 이번 수요예측에서는 증시 침체 속에서도 해외 우량 장기펀드들의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윤성에프앤씨는 지난 26~27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4만9000원으로 확정했다. 확정 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977억원이며, 상장 후 시가총액은 3910억원이다.
수요예측에는 659곳의 국내외 기관투자자가 참여했으며, 경쟁률은 67.49대 1을 기록했다. 공모가 희망범위가 5만3000~6만2000원으로 제시된 가운데 신청수량 기준 61.45%(가격 미제시 37.58% 포함)가 희망밴드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다만 참여건수 기준으로는 5만3000원 이하의 신청비율이 높았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해외 우량 장기펀드가 다수의 물량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사 관계자는 “명망 있는 글로벌 연기금을 비롯한 홍콩, 싱가포르, 런던 등지의 해외 우량 장기펀드(Long Fund)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가격과 많은 물량으로 참여했으며, 수급보다는 산업과 비즈니스에 따라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대규모 펀더멘탈 헷지펀드(Fundamental Hedgefund)들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펀드 및 운용금액 사이즈가 조 단위가 넘는 대형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호응을 나타냈다. 전체 국내 기관 참여는 실수요 중심으로 접수됐다”고 덧붙였다.
청약은 내달 2~3일 미래에셋증권에서 진행한다. 우리사주조합 배정물량은 5%인 9만9738주다. 일반투자자와 기관투자자에는 각각 49만8691주(25%)와 139만6333주(70%)가 배정됐다. 이번 상장은 이익미실현 요건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일반청약자에는 환매청구권이 부여된다. 기간은 상장 후 6개월이다.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해 3개월의 기간을 추가했다는 게 주관사 측의 설명이다.
1986년 설립된 윤성에프앤씨는 2차전지 전극공정에 사용되는 믹싱 시스템을 공급하는 업체다. 주요 제품은 슬러리 믹싱 장비이며,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 전극 슬러리 제조는 전도성 첨가제의 혼합 정도에 따라 전지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2차전지 효율 극대화 및 성능 개발에 중요한 공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윤성에프앤씨는 믹싱시스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메인믹서의 국산화를 선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세계 최대 용량 개발에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앞서 국내 최초 2300L급 메인믹서를 개발한 데 이어 세계 최대 용량인 4000L급 믹싱 시스템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2차전지 시장의 키플레이어라할 수 있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리비안 (NASDAQ:RIVN) 등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했으며, 공동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여기에 경쟁우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CAPA 확대도 추진 중이다. 현재 화성과 안성공장을 운영 중인데, 내년 말 설비가동을 목표로 안성공장에 약 4000평 규모의 추가부지를 확보한 상태다.
윤성에프앤씨는 기술선점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면서 믹싱시스템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향후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속식 믹서와 건식전극제조장치, 전고체전지용 믹싱공정 개발을 진행 중이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당사는 R&D역량을 입증 받아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책자금을 지원받아서 현재 차세대 믹싱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연속식 믹서의 경우 올해까지 파일롯 스케일은 성공적으로 완료를 했고, 내년 중에 커머셜 스케일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항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성에프앤씨는 내달 14일 코스닥에 오를 예정이다. 박치영 윤성에프앤씨 대표이사는 “당사는 2차전지 시장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앞선 기술력과 지속적인 CAPA 확장을 통해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 성장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