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회사들이 SK그룹 지주회사인 SK(주)의 지배구조를 국내 지주회사 가운데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잇따라 꼽고 있다. 자회사와 브랜드 관리에 머무르지 않고 지주회사 스스로 적극적인 가치 창출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발표한 ‘2019 하반기 산업별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지주회사 가운데 SK와 LG를 최선호주(톱픽)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SK에 대해 투자형 지주회사의 모델을 정립했다고 평가했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SK는 자회사 배당수익과 자체 정보기술(IT) 사업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지분 투자에 나섬으로써 주주환원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순자산가치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업 지주회사인 SK는 기존 계열사들과 시너지 확보가 가능한 △소재(2016년 이후 투자금액 1조4000억원) △바이오·제약(8000억원) △신(新)에너지(7000억원) △미래 성장사업 업종(9000억원)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투자활동을 펼치고 있다.
KB자산운용도 SK를 모범적인 지배구조의 사례로 들고 있다. KB운용은 인수합병(M&A)으로 지배구조가 복잡해진 코스닥 상장사 KMH에 지배구조를 간결하게 할 것을 권하는 주주서한을 지난달 초 보내면서 SK와 미국 알파벳(구글 지주회사)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았다. SK와 알파벳은 신규 투자는 지주회사가 전담하고, 자회사는 본업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짰다는 게 KB운용의 평가다. KB운용은 SK가 주요 자회사가 적극적으로 배당한 덕분에 2017년에만 총 6900억원을 받아 현금흐름이 우수하고, 신규 사업을 벌여도 이 회사를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가 흐트러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SK는 지주회사 가운데 자본 활용 효율성과 배당 매력이 최상위권에 속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이익/자기자본)과 배당성향(총 배당금/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각각 11.4%, 19.7%로 조사 대상 10곳 가운데 각각 3위다.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등의 요인으로 조정받으면서 저평가 매력이 커졌다는 평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4만1000원으로 장을 마쳐 5월 들어 5.84% 하락했다. SK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은 0.9배로, 1분기 말(1.0배)보다 떨어졌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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