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소비자물가지수, 3년래 최대폭 상승
* 지역 연은 총재들, "올해 2~3회 금리인상 가능"
* 홈디포, 긍정적 실적/전망에도 주가는 하락...다우/S&P500에 부담
뉴욕, 5월18일 (로이터) - 뉴욕증시는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년이 넘는 기간 중 최대폭으로 상승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리들의 강경한 발언이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인 뒤 1% 안팎으로 하락했다.
미국 최대 주택용품 체인인 홈디포의 주가가 예상을 웃돈 실적에도 불구하고 하락한 것도 투심을 위축시켰다.
미 노동부는 3월에 0.1% 상승했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월 들어 0.4%나 오르며 2013년 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로도 3월의 0.9% 상승에서 4월 1.1% 상승으로 강화됐다.
지난달 미국의 신규주택 착공건수는 주택 건축업체들이 단독, 다세대 주택 착공을 모두 늘리며 예상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는 경제가 2분기 초에 모멘텀을 다시 얻고 있다는 평가를 지지하는 것이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테리 샌드벤 수석 증시 전략가는 "아침에 발표된 지표들은 대체적으로 금리인상 가능성을 유리하게 만들었다. 미국의 경제 개선은 금융위기 때와는 다른 레벨의 금리 전망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은 총재는 이날 합동 연설에서 연준이 올해 여전히 두세 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발언,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두 연은 총재는 올해 연준 정책회의에서 표결권은 없다.
로버트 카플란 달라스 연은 총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6월, 또는 7월 금리인상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CME Fed워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전일 42%로 반영했던 미국의 11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이제 58%로 두고 있다.
특히 내일 공개될 연준 정책회의록 내용이 정책성명보다 한층 매파적일 수 있다는 우려에 후장 들어 매도세가 더욱 가열됐다. 금리인상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의 수익률은 2주가 넘는 기간 중 최고치로 상승했다.
시장은 내달 6일 공개석상에 나설 자넷 옐렌 연준의장의 '발언'에도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이날 다우지수 .DJI 는 1.02% 내린 1만7529.98, S&P500지수 .SPX 는 0.94% 밀린 2047.21, 나스닥지수 .IXIC 는 1.25% 빠진 4715.73으로 장을 닫았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나스닥지수의 이날 낙폭은 지난달 7일 이후 최대폭이다. 그나마 아비스 버젯(+3.76%) 주도로 다우운송지수 .DJT 가 0.6% 상승했다.
뉴욕증시의 '공포지수'인 CBOE 변동성지수 .VIX 는 6.06% 오른 15.57에 마감했다.
뉴욕증시가 전일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환하면서 S&P500지수는 이제 연 기준으로 보합 수준에 그치고 있다. 증시는 2월의 저점에서 약 13% 반등했지만 혼재된 기업 실적과 지표에 지난 수주간 랠리가 흐지부지돼 버렸다.
투자회사인 리버티뷰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릭 메클러 대표는 "증시는 올해 박스권을 돌파하는 것이 완전히 어려울 것 같아 보인다. 어제 한걸음 나아가도, 오늘처럼 곧바로 다시 한 발을 빼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금리인상이 대두될 때 하락하는 경향이 있는 유틸리티(-1.67%), 필수소비재(-1.88%) 등 고배당주들이 가장 저조했다.
반면 국제 유가가 7개월 고점으로 오름폭을 확대한 뒤 S&P 에너지업종지수는 0.23% 전진했다.
홈디포는 예상을 웃돈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연 매출, 순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지만 주가는 2.47% 하락, 다우와 S&P500 지수에 부담을 안겼다.
반면 코헤러스(Coherus)는 애브비(AbbVie)의 베스트셀러 약품의 카피약 제조에 대한 청원 신청을 미 특허상표청(USPTO)이 받아들이면서 주가가 15.86% 껑충 뛰었다. 애브비의 주가는 3.52% 급락했다.
TJ맥스(TJ Maxx), 마샬(Marshalls) 등 브랜드 할인매장 체인을 보유한 TJX는 분기 매출이 9.9% 개선됐다고 밝힌 뒤 0.53% 상승했다. 앞서 메이시스와 JC페니, 콜스 등 주요 백화점 체인들이 모두 분기 매출의 감소를 보고하며 시장에 먹구름을 몰고온 바 있다. 이번주에는 월마트와타켓 등 대형 유통체인들이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대출 플랫폼인 렌딩클럽은 내사를 통해 대출 판매에 필요한 서류를 위조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주 르노 라플란체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한 뒤 미 법무부가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8.63% 급락했다.
(편집 이경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