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9월25일 (로이터)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2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조건에 대해 양보를 할 수 있다는 점과 향후 EU와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기를 희망한다는 점을 시사하며 교착 상태에 빠진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다.
4차 브렉시트 협상이 있는 오늘 EU 측 협상가들은 메이 총리의 연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려 할 것이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 장관이 이날 브뤼셀에서 미셸 바르니에 EU 측 브렉시트 협상대표와 만나 4차 브렉시트 협상을 진행한다.
지난 주말 메이 총리의 연설에 대해 바르니에 대표는 '건설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았지만 보다 구체적인 약속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바르니에 대표는 브렉시트 협상의 주요 쟁점 3개에 대해 중요한 진전이 없다면 EU 지도자들은 메이 총리가 요청했던 2년 간 과도기 뿐만 아니라 자유무역과 공조 협약과 관련한 협상을 거부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메이 총리의 이번 연설은 시작된 지 3개월 만에 교착 상태로 빠져든 브렉시트 협상 국면을 전환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이는 또한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이후 1~2년 간 EU의 규칙을 수용하며 단일 시장에 남아있겠다는 점에서 의견 일치를 봤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물론 EU 탈퇴를 주장한 사람들 중 일부는 이러한 정부의 입장에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약 35분 간 연설 중 메이 총리가 가장 많이 강조한 것은 '공동의 미래'였다. 이 점을 좋아한 사람들도 있었다. 한 고위 EU 관료는 "특히 미래 관계에 대해서 긍정적인 요소들이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결별과 관련해서는 분명한 면이 별로 없었다"며 "영국 쪽에서 보다 자세한 제안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늦게 데이비스 장관이 바르니에 대표와 만나 협상을 시작하며 이번 협상은 28일까지 진행된다. 협상이 종료된 후에는 이전 브렉시트 협상들과 마찬가지로 데이비스 장관과 바르니에 대표가 기자회견을 연다.
◆ 메이 총리의 양보
메이 총리는 22일 두 가지 주요 부문에서 양보를 할 수 있다는 조짐을 보였다. 그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 내에서 거주하는 EU 시민에 대한 권리를 영국 법원이 인정할 것이며 브렉시트로 EU의 재정 상황이 타격을 받지 않도록 할 것임을 시사했다.
전자에 대해 바르니에 대표는 영국 내 EU 시민들이 EU 법원의 직접적인 관할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기존 EU의 입장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 후자에 대해서 EU 측 협상가들은 메이 총리가 언급한 2020년 이후 예산 외에도 EU 예산 중 영국이 부담해야할 몫을 수 년 간 지불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과도기로 영국이 얻는 한 가지 장점이 있다면 그것은 영국이 유권자들에게 브렉시트의 대가로 영국이 지불해야할 '이혼합의금'이 EU가 제시한 것보다 적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EU는 영국이 2019년 3월에 약 600억유로를 합의금으로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600억유로 중 1/3은 EU가 단일시장 잔류 여부와 상관없이 영국이 2019~2020년 예산 분담금으로 지불해야할 몫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과도기에 단일시장에 잔류함으로써 영국은 약 200억유로를 브렉시트 시 한꺼번에 내야할 이혼합의금에서 제할 수 있다.
메이 총리는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내일 런던에서 오찬을 함께한 후 28일 4차 브렉시트 협상이 완료된 직후 에스토니아에서 EU 27개 회원국 정상과 만찬 회동을 갖는다.
*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