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월30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 화해 분위기가 더욱 짙어지는 가운데 외국계 기관들이 원화에 대한 기존 시각을 조금씩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어 다른 기관들의 변화도 관심을 끌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주간 환율 보고서에서 그간 원화에 대해 가졌던 중립 스탠스를 변경해 강세 의견을 제시했다.
모간스탠리는 남북과 북미 간 대화 국면을 주시한다면서 원화 및 원화 자산에 반영된 지정학적 요인이 제거될 수 있는 점 등을 들어 달러/원 1030원 가능성을 열어뒀다.
JP모간도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주 말 남북한 정상이 채택한 선언에 대해 예상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면서도 한반도 비핵화와 긴장 완화를 위한 추가적인 진전이라며 향후 있을 북미 정상회담에 있어 중요한 매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원화를 매수 통화군 안에 포함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지정학적 긴장 완화 국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아래 원화에 대한 낙관론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주요 기관들이 앞다퉈 달러/원을 하향 수정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이날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가 내린 한국의 지정학적 요인에 대한 평가를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무디스와 피치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으로 그간 고조됐던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낮아진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긴장 완화 이상은 아니라면서 앞으로 남북한 긴장 해결을 달성하는 데 예측 불가한 불확실성에 여전히 초점을 맞추는 신중함을 보였다.
지정학적 긴장 완화 국면은 현재 달러/원 환율을 레인지 하단 격인 1060원대로 밀어냈다. 앞으로 산적한 불확실성이 하나씩 벗겨지는 국면이 전개된다면 환율은 이와 함께 저점을 낮추는 행보를 보일 수는 있겠다. 다만 현재로서는 지정학적 요인이 환율에 추가로 반영될 룸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해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원화 강세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남북 관계 진전에 따라 주식시장이 큰 힘을 받거나 글로벌 달러 움직임에 영향을 미친다면 모를까 지정학적 재료에 대한 반영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