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법원이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사실상 허용하면서 대한항공의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주관을 어느 증권사가 맡을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이 주주배정 방식으로 추진하는 가장 큰 규모의 증자인 만큼 증권사로선 실적과 명성을 동시에 얻을 절호의 기회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일 사모펀드 운용사인 KCGI가 낸 한진칼의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의 결정으로 한진그룹은 산업은행의 지원사격을 받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게 됐다. 한진칼은 계획대로 2일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산은으로부터 5000억원을 지원받았다. 3일엔 산은을 상대로 교환사채를 발행해 3000억원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한진칼은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아시아나항공 인수 주체인 대한항공에 출자한다. 내년 3월 대한항공의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자금 수혈이 이뤄진다. 대한항공이 계획대로 원하는 규모로 증자에 성공하면 2018년 삼성중공업의 1조4088억원을 깨고 국내 최대 유상증자 기록을 새로 쓸 전망이다.
근심을 덜게 된 대한항공은 조심스럽게 증자 준비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에 최대로 인수할 수 있는 신주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 대량의 신주를 발행하는 만큼 증권사별로 감당할 수 있는 인수 한도를 파악한 뒤 다수의 주관사를 선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증권사들은 벌써부터 대한항공의 선택을 받기 위해 물밑경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증자 한 건만으로도 웬만한 기업 10여 곳의 유상증자를 맡는 것보다 두둑한 수입을 올릴 수 있어서다.
지난 7월 대한항공의 1조1269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등은 대표주관 및 인수 수수료로만 각각 9억2000만원을 벌었다. 이번에도 대한항공이 같은 기준을 적용해 이전과 비슷한 수의 주관사를 뽑아 두 배 이상의 신주를 맡긴다면 수수료 역시 물량에 비례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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