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이 3분기까지 3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뒀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초저금리 환경 속에서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효과가 더해져 ‘리딩금융그룹’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푸르덴셜 효과’에 이익 ‘쑥’KB금융은 지난 3분기 1조1666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올렸다고 22일 공시했다. 작년 3분기(9403억원)보다 24.1%, 전분기(9818억원)에 비해서는 18.8% 늘어난 수치다. 업계 예상치인 9000억원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3분기 누적 순이익도 2조8779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771억원)보다 3.6% 증가했다.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효과가 컸다. 지난 4월 인수한 푸르덴셜생명 염가매수 차익(1450억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자산 가치 대비 저렴하게 인수해 1450억원의 회계상 이익을 봤다는 뜻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 기준 순이익은 9000억원대 후반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라면서도 “녹록지 않은 금융 환경을 고려할 때 매우 선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의 대출 규모가 커진 것도 수익성 방어에 큰 역할을 했다. 올 들어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내리며 예대마진은 줄었지만 대출이 늘어나 전체 이자 이익 규모는 줄어들지 않았다. 다만 은행의 수익 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소폭 내렸다. 3분기 KB금융과 국민은행의 NIM은 전분기 대비 각각 0.01%포인트 내린 1.73%, 1.49%를 기록했다.
다른 계열사도 선전했다. KB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3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6% 늘었다. 기업금융(IB) 분야 영업에 적극 나서면서 수수료 이익이 크게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리딩금융그룹 굳힌다”KB금융이 3분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면서 올해 ‘리딩금융’ 타이틀을 차지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은 지난해까지 신한금융에 순이익 기준 1등 자리를 내줬다. 올해 1분기에도 코로나19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부진한 실적을 냈다.
그러나 2분기부터 신한금융의 순이익을 제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서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게 주효했다. 여기에 라임과 해외금리 파생결합펀드(DLF) 등 대형 펀드 사고를 피하면서 충당금 지출도 아꼈다. 3분기에도 KB금융이 신한금융의 순이익을 앞지를 것이라는 예측이 많은 이유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9000억원대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금리 하락 등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도 포트폴리오 강화와 수익 기반 다변화로 안정적인 실적을 냈다”며 “푸르덴셜생명의 우수한 채널과 그룹의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접목해 영업 모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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