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포드, 인디애나, 5월4일 (로이터) – 미 공화당 대선주자 테드 크루즈가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를 ‘병적인 거짓말쟁이'로 불렀다. 트럼프를 향한 이 같은 극언은 그의 패배가 예상되는 인디애나주 경선이 실시되는 날 나왔다.
텍사스주 상원의원 크루즈는 3일 인디애나 프라이머리에서 승리, 억만장자 트럼프의 대선후보 지명을 저지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는 인디애나에서 두 자리수 차이로 크루즈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크루즈는 중서부 인디애나 에반스빌 유세에서 트럼프를 맹공했다. 그는 “이 사람(트럼프)은 진실을 말할 줄 모르는 데다 자기 도취자이기도 하다”며 “이 나라에서 그 처럼 자기 도취의 정도가 심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루즈는 또 트럼프를 ‘연쇄 바람둥이(serial philanderer)'로 불렀다. 이는 트럼프로부터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의 표를 빼앗아 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인디애나 유권자들은 트럼프에게 승리을 안김으로써 그의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 동안 크루즈를 ‘거짓말쟁이 테드(Lyin' Ted)'로 불러 온 트럼프는 크루즈의 공격에 신속히 반응했다.
그는 성명서에서 “나는 지난 한 주 거짓말쟁이 테드가 패배의 중압감에 못 이겨 점점 더 미쳐가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지난 6개주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패배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민과 국가안보에 대한 자신의 입장으로 열렬한 지지와 신랄한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는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고 무슬림의 미 입국을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지난 주 동북부 수 개주 승리에 이어 3일에도 승리할 경우 그는 7월 공화당 전당대회 이전 후보 지명에 필요한 1,237명의 대의원 확보에 바싹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2일 인디애나주 테러호트 유세에서 “우리가 인디애나에서 승리하면 게임은 끝난다”고 말했다.
크루즈는 2일 경선 완주를 다짐했다. 그러나 인디애나 패배는 자신의 종교적 보수주의가 공화당 심장부 인디애나에서 어필하고 있다고 주장해 온 그에게 일대 타격이 될 전망이다. 그는 보수 성향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의 지지 선언을 확보했다.
크루즈의 분노는 트럼프가 자신의 아버지를 존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범 리 하비 오스왈드에 연계시키면서 극에 달했다.
그는 3일 “내가 도널드 트럼프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 말하겠다. 그는 병적인 거짓말쟁이다. 그는 사실과 거짓말의 차이조차 모른다. 아무 거짓말이나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한다”고 공격했다.
트럼프에 대한 크루즈의 이 같은 노골적인 발언은 전례가 없는 것이다. 그는 유세 초반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같은 제안에 대해 공격하기를 거부했다.
그는 지난 해 12월 “유권자들은 정치인들이 어린 애들처럼 싸우는 데 식상해 있다”며 자신은 경쟁자에 대한 개인적인 비방이나 공격을 삼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ealClearPolitics)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이 인디애나에서 경쟁자 버니 샌더스를 6%포인트 이상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몬트주 상원의원 샌더스는 대의원 확보 경쟁에서 클린턴에게 크게 밀리고 있음에도 불구, 인디애나에서 소득 불공평과 월가 개혁에 대한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강력한 유세를 펼쳤다. (최정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