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월25일 (로이터) - 달러의 하강이 시작된 것 같았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의 도비시한 전환을 세계 중앙은행들이 따라가면서 달러의 금리 프리미엄이 여전히 유효해지자, 투자자들은 달러 약세 베팅을 축소하고 있다.
달러 가치는 2018년 4.4% 상승해 2015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모멘텀 약화로 고전하고 있음에도 강력한 경제 성장을 보여 연준이 금리를 계속 인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 말 연준의 통화 긴축 사이클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신호 속에 트레이더들은 달러 가치가 18개월래 최고치에서 후퇴하고 있다고 베팅하기 시작했다. 많은 이들은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도 중단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호주 등 다른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되어있었던 상황.
하지만 달러는 12월과 1월 하락하는 듯 하더니 다시 회복해, 2월들어 1% 가량 상승했다. 호주달러 등 일부 통화들에 대해서는 2% 이상 올랐다.
다른 지역의 경제 모멘텀이 더 나빠져 정책결정자들이 정책 긴축 계획을 미루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주 연준 의사록에서 도비시한 전환이 재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달러는 경쟁 통화들 대비 금리 어드밴티지를 계속해서 누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블랙록의 리처드 터닐 투자 전략가는 "올해 달러의 탄력성은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서프라이즈였다"면서 "연준의 손을 묶은 글로벌 성장 둔화와 금융여건 긴축이라는 요인들이 다른 중앙은행들도 더 도비시한 스탠스로 밀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 달러 지지 요인
ECB를 예로 들어보자. 2019년 금리 인상 베팅은 거둬들여졌고, 많은 이들은 ECB가 저금리 은행 대출을 통한 새 부양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은 필요시 추가 부양을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고, 호주와 스웨덴도 금리 인상 계획을 재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JP모간에셋매니지먼트의 로저 핼럼 통화 CIO는 유로가 2019년 현재 1.13달러에서 1.20달러로 절상될 것으로 널리 전망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무역 둔화와 추세 성장률을 웃도는 미국의 성장세가 유로를 저해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또 중요한 것은 시장이 더 도비시해지는 ECB에 적응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상대적인 금리 격차가 향후 몇 달간 달러에 더 유리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금리가 더 상승하지 못하더라도, 유로존이나 일본, 스칸디나비아 지역과 스위스 등의 마이너스 금리보다는 높다. 호주의 금리는 1.5%에 머물고 있다.
달러는 올해 수익률 상승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신흥시장 통화 대비 약세를 보여왔지만, 신흥국들의 금리 인상 사이클 역시 멈췄다는 신호들이 있다. 이달 인도는 금리를 인하했고, 4월에 추가 인하가 예상된다.
글로벌 유동성의 경우 지난해 말 연준과 ECB, 일본은행(BOJ)의 대차대조표 총 규모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축소됐다.
주로 연준 때문이었지만, 이후의 축소 속도는 더 느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지난주 곧 대차대조표 규모 축소 중단 계획을 발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픽텟에셋매니지먼트의 스티브 돈즈 거시 전략가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2019년 말 3.75조달러 규모에서 종료되고, 이후 GDP와 보조를 맞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의 지난 회의 의사록은 그러나 연준이 시장 예상만큼 도비시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 정책결정자들 간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는 것은 연준이 아직 금리 인상을 끝낸 것이 아니라 단지 장기간 중단한 것뿐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아문디에셋매니지먼트의 안드레아스 코이닉 글로벌 FX 헤드는 "시장이 연준으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도비시함에 있어 앞서나갔다. 시장은 이를 바로잡을 것이며, 달러를 어느 정도 지지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트레이더들은 그러나 달러 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는 않다. 무역가중 기준 달러의 실질실효환율은 이미 20년 평균을 넘어서고 있어 추가 상승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투기세력들은 달러 포지션을 거둬들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달러에 대규모 순롱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 원문기사
(신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