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7월27일 (로이터) - 유로가 26일(현지시간) 달러에 대해 1개월래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밝힌 영향이다. ECB는 "내년 여름 내내"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계획에 변화가 없다는 신호를 내보냈으며, 올해 말로 예정된 자산매입 프로그램(QE) 종료 시기도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로 이미 압력을 받고 있던 파운드화 가치도 하락했다.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유럽연합(EU)과의 관계를 두고 새로운 무역관계를 제안했지만, EU는 제안 내용 중 핵심 부분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0.4% 오른 94.765을 나타냈다.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관세와 무역장벽은 유로존 성장세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매뉴라이프자산관리의 척 톰스 수석 투자 애널리스트는 "드라기 총재가 확실히 비둘기적 접근을 꾀하고 있다"라며 "드라기 총재는 무역 문제가 우려되는 현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전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회담을 진행한 이후에도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와 협상하는 동안 EU 자동차에 대한 수입관세를 보류하는데 동의했다. 미국과 EU는 무역장벽을 낮추는 것과 관련된 논의를 시작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양측이 협상 중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에 대한 불안감이 잔존한다고 말했다.
유로/달러는 0.7% 내린 1.1642달러를 기록했다. 유로/엔은 0.5% 하락한 129.48엔에 거래됐다. 달러/엔은 0.23% 오른 111.20엔을 나타냈다.
파운드/달러는 0.65% 내린 1.3109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무역마찰이 발생한 가운데에도 미국 경제는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설비투자 선행지표로 쓰이는 핵심자본재(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주문은 6월 중 전월대비 0.6% 늘어 예상치인 0.4% 증가를 상회했다.
잠시 반등했던 위안화 가치는 다시 약세를 나타냈다. 그 영향으로 시장 내 전반적인 위험선호심리는 다시 줄어들었다.
역외거래시장에서 달러/위안은 0.8% 오른 6.8082위안에 거래됐다. 전일 기록한 하락분을 모두 반납했다. 지난 24일 기록한 13개월 만에 최고치인 6.8200위안을 경신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6월 중순부터 6% 이상 하락해왔다. 무역마찰이 중국을 압박한 영향이다.
로이터 설문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지난 2주 동안 아시아 내 모든 이머징 통화에 대한 약세 베팅 규모를 늘렸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