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도쿄, 7월25일 (로이터) -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친숙한 거래가 있다. 혼란의 시기에 엔을 매수함으로써 방어에 나서는게 바로 그것이다.
올해는 글로벌 무역분쟁이 불거졌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금융시장에 공개적으로 간섭하는 것을 피해왔던 전임 대통령들의 관례를 깨고 달러 강세를 비판하고 나섰으며, 중국 위안화 가치는 급락했다.
그렇지만 엔은 꿋꿋하게 약세를 유지하면서 G10 통화들 가운데 이달 가장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2조 엔에 가까운 월간 무역 흑자를 등에 업은 엔의 안전자산 지위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세계 시장의 큰 충격으로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 매입을 멈추게 되지 않는 한, 엔은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일본은행(BOJ)이 통화 부양 종료에 있어 주요 중앙은행들보다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에 한참 못미치고 기업 순익도 느리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BOJ가 적극적으로 부양 조치를 축소할 수 없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로이터에 BOJ가 부양책을 "보다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정책 변화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지만, 이 소식은 23일 엔을 잠시 밀어올리는데 그쳤다.
리걸앤제너럴투자운용의 앤톤 에서 CIO는 "BOJ가 아직 완화를 추구하고 있어 국내 투자자들이 엔을 빌려 해외 자산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는 2016년 이후 7차례 인상됐고, 유럽중앙은행(ECB)은 2018년 말까지 채권매입을 종료할 계획인데 BOJ는 아직도 채권을 더딘 속도로나마 매입하고 있다.
일본 투자자들은 그래서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에도 해외 자산에 자금을 계속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는 6월 1조5000억 엔에 달해 근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역분쟁이 심화되었어도 7월 첫 주 해외 주식 3710억 엔어치를 매입했다.
그런데 일본 펀드들은 점점 막대한 미국 자산 익스포저에 대한 헤지를 꺼리고 있다.
한 일본계 주요 은행의 트레이더는 "일부 투자자들이 해외 채권 투자에 대한 통화 헤지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채 10년물을 100% 헤지해 매입한 일본 펀드매니저들은 33bp의 수익을 냈다. 전년도에는 50-80bp의 수익을 냈었다.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계속 인상하면서 이같은 수익률 어드밴티지 조차도 없어질 수 있다.
선물환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엔 수요 부족은 현물 시장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RBC의 애덤 콜 수석 통화 전략가는 "통화 헤지 비용이 급격히 증가했다. 일본 투자자들이 헤지를 멈췄다. 그들은 그렇게 엔 매수를 멈췄다. 흐름은 엔 매도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엔 매도의 또다른 원천은 국내 경제 성장 부진과 인구 감소로 해외에서 인수를 진행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다. 톰슨로이터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은 상반기 해외 인수에 사상 최대 규모인 13조엔을 지출했다.
다케다제약이 런던 증시에 상장된 샤이어를 인수한 건도 여기에 포함된다.
4월 초 처음 인수가 발표되면서 영국 파운드 가치는 엔 대비 4%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5월 다케다제약이 샤이어의 주주들에게 달러로 대금을 지급할 것이라는 뉴스가 나오자 트레이더들은 달러를 사기 시작했다.
무역 갈등은 글로벌 시장 변동성을 높여 엔에 긍정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엔 가치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은 무역전쟁에 취약하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대미 수출의 30% 가까이를 차지하는데 미국의 새 관세 부과는 일본의 무역 흑자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또 전세계 펀드매니저들이 해외 투자분을 축소하면서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이 '안전자산'이 아닌 미국 시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미국은 수출 의존도가 낮아 달러가 무역전쟁에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통화 전략가는 "스위스프랑이나 엔으로 가는 대신 달러에 유리한 금리 격차 확대가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대안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현재 미국 주식에 17개월래 가장 큰 비중확대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다른 주식 비중은 축소됐고, 일본 비중은 4개월 중 3개월간 줄었다.
BAML의 카말 샤마 FX 전략가는 올해 일본 증시와 엔가 모두 하락하는 등 둘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엔 약세는 보통 니케이지수를 상승시키기 때문에 이례적이라는 것.
위의 일본계 은행 트레이더는 "미국 증시가 붕괴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면서 "하지만 월가가 리스크 온 모드인 한 달러는 엔 대비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 원문기사 <^^^^^^^^^^^^^^^^^^^^^^^^^^^^^^^^^^^^^^^^^^^^^^^^^^^^^^^^^^^
Japanese yen valuations https://reut.rs/2JPTJ4U
Japanese investments in stocks https://reut.rs/2LDGSaO
Major currencies. month-to-date performance https://reut.rs/2JQ8Z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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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