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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입맛 맞춰 '묻지마 투자'…한수원 부채 27조→39조

입력: 2022- 06- 20- 오전 02:14
© Reuters.  정권 입맛 맞춰 '묻지마 투자'…한수원 부채 27조→39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기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코드 사업’에 몰두했다. 그러다 보니 사업성은 뒷전으로 밀리고 부실이 쌓이는 경우가 많았다. 문재인 정부 때도 예외가 아니었다.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핵심 화두로 떠오르면서 원자력 전문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이 대규모 태양광·풍력 투자를 계획하는가 하면 한국전력은 사상 최대 적자에도 한전공대를 짓고 운영하는 데 1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명박 정부에선 한국석유공사가 ‘묻지마 자원투자’에 나섰다가 결국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는데, 문재인 정부에선 동해 부유식 해상풍력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해 논란이 됐다. 정권 코드에 맞춘 경영진과 공기업의 만성적인 방만 경영이 결합하면서 공기업 부실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재생’에 돈 쏟겠다는 한수원 한국수력원자력이 경남 밀양 삼랑진 양수발전소 유휴 부지에 건설해 2019년부터 가동에 들어간 태양광 발전소. 한경DB

공기업들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맞춰 앞다퉈 태양광과 풍력 투자에 뛰어들었다. 한수원이 대표적이다. 한수원이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신재생 투자계획 및 중장기 재무관리 전망’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34년까지 태양광 설비를 6062㎿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58㎿보다 100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풍력 설비도 지난해 80㎿에서 2034년까지 4226㎿로 늘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연료전지, 바이오 등을 포함한 전체 신재생 설비는 이 기간 248㎿에서 1만2141㎿로 늘어난다. 이를 위해 한수원은 2030년까지 태양광에 4조6711억원, 풍력에 7조1734억원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총 13조1055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한수원 부채는 문재인 정부 출범 전 2016년 27조5778억원에서 지난해 39조831억원으로 42% 급증했는데, 수익성도 검증되지 않은 신재생 투자를 정권 구미에 맞춰 대폭 확대하는 계획을 짠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5조8000억원 영업적자에 이어 올해는 20조~30조원대 적자가 예상되는 한전은 최악의 경영난에도 1조원 이상이 들어가는 한전공대 설립을 강행했다. 한전공대 설립은 문재인 전 대통령 공약이다. 교육계에선 “한전공대는 실질적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정치적 쇼”란 지적이 나온다. ○자본잠식 석유공사, 뜬금없이 풍력 투자석유공사는 정권 코드에 맞춘 무리한 경영이 공기업을 어떻게 망치는지 보여준 또 다른 사례다.

석유공사는 이명박 정부 때 정부의 ‘자원투자 확대’ 방침에 맞춰 가격 불문하고 해외 석유광구 등을 매입했다가 낭패를 봤다. 캐나다 하베스트가 그런 사례다. 석유공사는 하베스트 인수에 5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지만, 하베스트는 지난 13년간 한 번도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했다. 석유공사는 2009년 8000억원에 사들인 페루 석유회사 사비아페루를 작년 초 28억원에 되팔았다. 석유공사는 2020년부터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부터 200㎿ 규모의 동해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한 이 사업은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지만 석유공사는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정책에 맞춰 무리하게 투자한 사례”라고 했다. ○커지는 공기업 부실공기업 부실은 급격히 커지고 있다. 공공기관 부채는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500조원에서 지난해 583조원으로 불어났다. 이 기간 공공기관의 당기순이익은 15조7000억원에서 10조8000억원으로 58% 줄었다. 반면 공공기관 인건비는 2016년 22조9000억원에서 2020년 30조3000억원으로 뛰었다.

구자윤 한양대 교수는 “부채 급증을 두려워하지 않는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사상 최대 규모 부채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기업 적자가 쌓이고 부채가 급증하면 그 부담은 결국 재정 투입으로 이어져 국민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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