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FA-50 전투기, 현대로템 K2전차, 한화디펜스 K9자주포 등을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러시아에 침공당한 우크라이나에 자국 무기를 보낸 폴란드가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국산 전투기·전차 도입에 나설 것이란 시나리오다.
KAI는 지난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600원(1.09%) 내린 5만4300원에 마감했다. 이날은 내렸지만 이 회사 주가는 최근 석 달 새 39.6%, 1년간 63.8% 올랐다. 다른 방산주인 LIG넥스원도 1년 동안 79.5%나 치솟았다.
최근 주가 오름세는 폴란드 수출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은 이달 초 방한해 KAI 공장을 방문, 국산 경공격기 FA-50 48대 구매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FA-50의 대당 가격은 4000만달러(약 510억원)다. 48대 수출이 성사되면 2조5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폴란드 공군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소련제 미그-29 전투기를 공여했다. 항공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FA-50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폴란드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F-16 도입을 노렸지만 세계 각국이 F-16 구매계약이 몰리면서 ‘플랜B’가 필요해졌다”며 “인수 시점이 미뤄질 것이라는 우려에 FA-50으로 눈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폴란드는 현대로템의 K2전차,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LIG넥스원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Ⅱ 등에도 관심을 보였다. 지난 13일 폴란드군 지휘부 회의에서 브와슈차크 장관은 “성능이 입증된 한국의 보병전투장갑차(IFV), 자주포, K2탱크 등을 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란드는 소련제 T-72 전차 200대 등을 보내면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K2전차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은 전차 재고 물량이 넘쳐 생산을 멈춘 지 10년이 넘었다”며 “현대로템은 지금도 K2전차 공장을 가동하면서 성능과 제품 생산 속도 면에서 다른 나라를 압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폴란드와의 계약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폴란드 육군·공군 평가단을 비롯한 20여 명은 이달 6~10일 방한해 KAI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을 방문, 제품을 점검하고 수출 조건 교섭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익환/김동현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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