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라 키어넌 골드만삭스 미주지역 상품 본부장이 최근 은값 급등의 배경으로 '달러 가치 하락'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을 지목했다. 지난 11일 골드만삭스 자체 인터뷰 프로그램인 '데일리 체크인'을 통해서다.
키어넌 본부장은 투자자들이 달러 약세를 헤지(위험 회피)하기 위해 은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상 달러 약세를 헤지하거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때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한다. 금 시장 규모는 은보다 6배가량 크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금 투자 시기를 놓쳤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은 시장으로 몰려들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키어넌 본부장은 은이 ESG 분야의 핵심 원자재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예컨대 태양광 패널 제조에 쓰이는 원재료 중 10%가 은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중국 모두 태양에너지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공매도 헤지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공격을 주도한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 은 매입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면서 은값은 들썩였다. 지난 1일 은의 현물 가격은 29.572달러를 기록하며 2013년 2월 이후 최고가를 찍었다. 은값은 17일 현재 27.2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는 개인 투자자들이 은 투자와 주식 투자의 차이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은을 직접 구매해 제품 생산에 사용하는 기업들이 시장의 주요 참여자라는 점이다.
우선 이들이 은 투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개인 투자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이들은 런던금속거래소(LME), 뉴욕상품거래소(COMEX) 등 거래소 밖에서 직접 은을 구매하는 비중도 매우 크다.
따라서 이들은 거래소에서 은값이 치솟으면 구매량을 줄일 수 있다. 거래소 밖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격에 은을 직접 구매할 수 있고, 재고량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게임스톱 사태처럼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를 끌어올렸던 것처럼 은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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