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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리모델링 호구 탈출' 마케팅

입력: 2021- 01- 16- 오전 01:09
© Reuters.  한샘 '리모델링 호구 탈출' 마케팅

강승수 한샘 회장/사진=한샘

한샘은 국내 가구업계 최초로 연간 2조원 매출(2017년)을 달성한 1위 업체다. 51년 전 작은 부엌가구 회사로 시작했던 한샘이 국내 가구업계 확고한 1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리하우스’라는 브랜드로 알려진 리모델링 사업 덕분이다.

사업영역을 단순히 가구를 만들어 파는 데 국한시키지 않고 주택 리모델링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전략이 오늘의 종합 홈인테리어기업 한샘을 만들었다.

다른 경쟁사들이 건설사 등에 납품하는 B2B(기업간 거래)에 집중할 때 한샘은 리모델링을 앞세워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에 집중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성장동력을 키워냈다.

주택 건설경기가 악화된 최근 몇년 동안 한샘의 B2C 중심 전략은 고속성장의 열매로 이어졌다. 이제는 한샘의 리모델링 사업이 가구업계 경쟁사들에게 성장을 위한 필수 선택지가 됐다.

상황 1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시기

도전 1 주거환경 고려한 리모델링 사업 준비부엌가구로 시작했던 한샘은 1997년 거실, 침실, 서재 등 가정용 가구로 사업을 확장했다. 단품이 아니라 공간 단위의 가구를 제안하며 빠르게 성장, 5년 만에 가구시장 1위에 올랐다.

이후 2002년부터 7년 동안은 정체기였다. 지속 성장을 위한 성장동력으로 주택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 가구에 부엌가구를 판매하는 사업을 발굴했다.

리하우스의 전신인 ‘한샘ik’(한샘 인테리어 키친)를 통해 전국 주요 인테리어업체에 한샘 부엌가구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인테리어업체에 납품하던 기존 비브랜드 제품과 달리 판매부터 설치, 사후관리(AS)까지 책임지며 유통망을 확장했다.

한샘ik는 출범 1년 만인 2008년 매출 96억원을 올렸고, 이듬해 391억원을 달성했으며 출범 5년 만인 2012년에 1000억원을 넘어섰다. 부엌 납품에서 욕실, 창호, 마루, 도어 등 건자재 부문으로 영역을 넓혀나갔다.

욕실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2011년 ‘하이바스’란 브랜드로 나온 욕실 건자재는 단 하루 만에 시공할 수 있는 제품으로 시장의 주목을 끌었다.

욕실을 기존 방식대로 타일로 시공하면 보통 일주일가량 걸린다. 한샘은 자체 개발한 휴판넬과 휴플로어를 사용해 욕실을 간편하게 하루 만에 시공, 리모델링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상황 2 리모델링, “복잡해서 불편해요ㅠ”

도전 2 ‘리하우스’로 패키지 방식 리모델링 시작한샘은 성장하고 있던 한샘ik를 ‘한샘리하우스’(한샘 Rehaus)로 이름을 바꾸고 사업 방식도 변화를 줬다. 단순한 건자재 납품이 아니라 패키지 방식의 리모델링 사업에 본격 진출한 것이다.

리모델링 공정이 복잡해 불편함을 겪고 있는 고객을 위해 한 업체만 방문하면 상담부터 설계, 시공, AS까지 한번에 가능하도록 바꿨다.

이와 함께 부엌과 욕실, 창호, 마루, 도어 등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 상품인 ‘한샘리하우스 스타일패키지’를 선보였다. 기존에는 고객이 리모델링을 하려면 바닥과 조명 등 아이템을 개별적으로 선택해야 했기 때문에 통일감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샘은 디자인 전문가들이 모든 아이템을 조화롭게 배치한 리모델링 패키지를 내놨다. 고객들의 만족도는 높았고 이는 사업의 확장으로 이어졌다.

대형 매장 유통망을 빠르게 늘렸다. 대형 매장은 2012년 한샘리하우스 대형쇼룸 1호점인 부천점을 연 뒤 2019년 12월까지 전국 23개로 불어났다. 한샘리하우스 대형쇼룸은 본사가 직접 임대해 내부 인테리어를 거쳐 다양한 패키지를 조성한 전시장이다.

약 990~1320㎡ 규모로 고객은 실제 시공된 리모델링 패키지를 직접 확인하고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리하우스 대리점도 20018년 82개에서 이듬해 452개로 5배 이상 늘었다.

리하우스 패키지 판매가 늘면서 대리점을 열겠다는 사업자가 증가했고, 이는 판매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 이런 성장가도를 달리며 한샘의 매출은 2017년 2조원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었다. 리모델링 호구탈출 프로젝트/사진=한샘

상황 3 코로나시대 ‘홈코노미’ 소비의 폭발

도전 3 집콕 트렌드에 맞춘 패키지로 수요 공략지난해는 코로나19로 시장 상황이 급변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소비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와 반대로 가구를 비롯해 집과 관련된 제품의 소비가 크게 증가했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되고, 홈쿡·홈트레이닝·홈바 등 다양한 활동들이 집 안으로 들어왔다. 이에 집과 관련된 아이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홈코노미’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한샘은 이 기회를 활용해 집콕 트렌드에 맞춘 리하우스 스타일패키지로 소비자들의 수요를 공략했다. 자기계발을 위한 서재, 재택근무가 가능한 홈오피스, 홈트레이닝을 위한 취미방, 편안한 휴식을 위한 침실 등 고객의 생활방식에 맞춘 홈 인테리어 패키지를 내놨다.

집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확산되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테리어를 하고 싶은 고객을 위한 패키지 상품 ‘슈퍼’도 출시했다. 기존 대비 약 20% 싼 3.3㎡당 99만원대로 리모델링 수요층을 크게 늘렸다.

또 집에 거주하면서도 원하는 공간을 시공할 수 있는 부분 패키지도 내놨다. 도어·중문, 욕실, 빌트인가구 등 다양한 패키지로 다양해진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켰다.

이같은 다변화 시도는 실적 턴어라운드로 돌아왔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5153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20% 성장했다. 2017년 매출 2조원 돌파 이후 2년 동안 겪었던 정체기를 극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더 공격적인 계획을 내놓고 성장을 위한 고삐를 당기고 있다. 강승수 한샘 회장은 “리하우스사업본부는 전국 표준매장을 50개로 확대해 스타일패키지 월 1만세트 판매에 도전한다”며 “이를 포함해 온라인과 디지털 기술 기반 리모델링 사업으로 중기(2027년) 국내 매출 10조원을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 마케터를 위한 포인트한샘은 2019년부터 ‘리모델링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진행했다. ‘부엌&욕실 리모델링 데이’, ‘우리집 새로고침 비포 앤 애프터’, ‘10년 된 아파트도 새집으로 새로고침’ 등의 이벤트를 잇따라 마련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난해엔 집콕 트렌드에 맞춰 리모델링 수요를 자극하는 마케팅에 집중했다. ‘살면서 고치는 새집 리모델링’, ‘구해줘 홈캉스 리모델링 역대급 타임특가’, ‘바꿔줘! 리하우스’, ‘우리집 고민! 싹쓰리’, ‘일상 리모델링 프로젝트 랜선 무료 클래스’ 등의 이벤트를 열었다.

특히 ‘리모델링 호구탈출 프로젝트’가 주목받았다. 전통적으로 리모델링에선 정보비대칭이 심각한 문제다. 살면서 처음으로 리모델링을 하는 소비자가 많다. 이들은 리모델링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반면 리모델링 사업자는 그야말로 전문가다. 소비자로선 복잡하고 어려운 리모델링을 처음 만난 사업자에게 맡겨야 한다. 자연스레 분쟁이 잦다. 소비자는 신뢰할 수 있는 사업자를 원한다.

한샘의 ‘리모델링 호구탈출 프로젝트’는 이같은 소비자의 핵심 니즈를 겨냥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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