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역성장 전망' 내놓은 한은 "올해 성장률 '-0.2%'"

입력: 2020- 05- 28- 오후 10:52
© Reuters.  '11년만에 역성장 전망' 내놓은 한은 "올해 성장률 '-0.2%'"

출처=한국은행 경제전망.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로 마이너스(-) 0.2%를 제시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2월 2.1%)보다 2.3%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준으로, 올 상반기 -0.5%, 하반기 0.1%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한국은행은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성장세가 큰 폭 둔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이 역성장을 전망한 것은 2009년 이후 11년 만이다. 당시 한은은 -1.6% 성장을 예상했으나 실제 성장률은 0.2%였다. 국내 경제가 '역성장'했던 해는 1953년 한국은행이 GDP 통계를 편제한 이후 1980년(-1.6%), 1998년(-5.1%) 단 두차례 밖에 없다.

이번 전망치(-0.2%)는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분기 중 정점에 이르고, 국내에서도 대규모 재확산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로 추정됐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3.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 시나리오에 따라 전망치를 달리 제시했다. 비관적 시나리오 하에서는 올해 성장률이 -1.8%를 기록해 마이너스 폭이 더 확대될 것으로 봤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전세계 봉쇄조치 완화 속도가 기본 시나리오보다 늦춰지는 경우다. 출처=한국은행 경제전망

반대로 기본 시나리오보다 봉쇄조치가 빠르게 풀리는 낙관적 시나리오 하에서는 0.5%의 플러스(+)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국내 경제에 대해 올해 상반기 중 크게 위축되겠으나 민간소비와 상품수출의 부진이 점차 완화되면서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민간소비는 전년 대비 1.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정부정책 등으로 소득여건이 다소 개선되면서 하반기에는 증가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간소비는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3.4%, 0.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부문을 중심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봤다. 연간 성장률은 1.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지식재산생산물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2.2%, -2.2%를 달성할 것으로 봤다.

상품수출은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2.1% 급감할 것으로 추정했다. 수출은 상반기 -0.4%, 하반기 -3.7%로 갈수록 악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0.3%로 0%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 정부의 복지정책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국제유가 하락,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물가하방 압력이 증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1%로 제시했다.

이밖에 취업자수는 금년 중 3만명, 내년 중 29만명 각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올해와 내년 각각 570억달러, 55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한은은 내년에는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국내 경제가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4%에서 3.1%로 상향 조정했다. 비관적 시나리오 하에서는 내년 국내 경제가 1.6% 성장할 것으로 점쳤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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