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2월03일 (로이터) - 중국 본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우려에 불안해진 홍콩 시민들이 식품과 비누, 청소용 제품 등 생필품 사재기에 나섰다.
홍콩 거주자들은 이런 식료품 사재기가 전례없는 현상이라면서, 지난 2003년 홍콩에서만 300명 가까이 숨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도 더 심각하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 수백 명의 홍콩인들은 마스크와 비타민C 등 면역력 증강 제품을 사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섰다.
완차이 지역의 한 대형 수퍼마켓에서는 지난 31일 오전부터 주말동안 냉장 육류와 해산물 판매대가 텅 빈 상태였다.
지난주 카오룽반도의 고급 수퍼마켓에서도 오후가 되면 냉장 제품은 품절이 되었고, 영국계 막스앤스펜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반면 소비자들이 수퍼마켓이 더 안전하다고 여기면서 재래시장에는 문을 닫은 점포들이 많았다.
한 시민은 "모든 사람이 진심으로 걱정을 하고 있다. 앞으로 며칠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두가 우려하고 있다고 본다. 가격도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크를 쓴 수십 명의 쇼핑객들은 쇼핑카트를 끌고 품절 표시가 붙어있는 손세정제와 소독제 판매대를 찾았고, 남아있는 쌀과 면류 제품을 쓸어담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일부 쇼핑객들은 식품과 청소용 제품 사재기에 나선 것은 국경이 폐쇄돼 제품 공급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콩 정부는 국경을 일부 폐쇄했지만, 의료계 종사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전면 폐쇄는 아직 하지 않은 상태다. 의료계 종사자들은 3일 국경 폐쇄를 요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한 쇼핑객은 "식품 사재기도 걱정스럽지만, 더 무서운 것은 마스크와 소독제 사재기"라고 말했다.
마스크를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지난 31일에는 한 56세 의료계 종사자가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마스크 36개와 장갑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일도 있었다.
* 원문기사 (신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