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리플(Ripple) 기반의 해외송금 플랫폼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두 은행은 해당 플랫폼이 상용화될 경우 해외송금에 드는 시간과 수수료 등을 크게 줄여 고객 편의를 증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 사옥[사진=뉴스핌] |
우리은행 관계자는 "당초 올해 안에 해당 시스템을 도입하려나 추가 테스트가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며 "도입 쪽에 무게를 두고 실무적으로 이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해당 시스템 도입은 우리은행 디지털전략부 산하 디지털·블록체인팀이 발굴 및 기획을 하고 실무부서인 외환사업부가 공동으로 추진했다.
신한은행도 리플 블록체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도입에 적극적이다. 신한은행은 우리은행과 함께 SBI 리플(60개 이상의 일본 은행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참여해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리플 플랫폼이 활성화된 일본 현지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해당 결과를 토대로 리플 플랫폼을 당행 해외송금 업무에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은행이 리플 블록체인을 활용한 플랫폼에 주목한 것은 해외송금에 소요되는 시간과 수수료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현재 대부분의 은행이 해외송금에 사용하는 스위프트(SWIFT) 망의 경우 송금은행과 수취인 사이에 중개은행이 있어 송금에 평균 2~3일의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리플 플랫폼을 사용하면 실시간으로 이체할 수 있다. 중계은행을 거쳐야 할 필요가 없어 수수료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글로벌시장에서는 이미 리플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이 활성화된 상태다.
일본은 국내 은행 간의 송금업무에 이미 리플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한 은행이 적지 않다. 또한 브라질의 대형 은행인 브라데스쿠(Bradesco) 은행도 일본 미쯔비시금융그룹(MUFG)과 손잡고 리플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송금 솔루션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리플 플랫폼이 도입된다고 해서 현재 사용 중인 스위프트망을 전부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전 세계로 송금할 수 있는 망을 구축한 스위프트망과 달리 리플 플랫폼을 활용한 리플망은 아직 일부 지역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스위프트는 전 세계에 망이 깔려서 어디든지 돈을 보낼 수 있지만, 리플의 경우 특정 은행과 국가로만 가능한 점이 한계"라며 "도입 초기에는 은행의 많은 해외송금 플랫폼 중 하나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해외송금 시장은 매년 급성장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이 해외에 송금한 금액은 109억4000만달러(약 12조1543억원)로 2016년(90억8000만달러·약 10조879억원)보다 2조원 넘게 증가했다. 올해 시장 규모는 1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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