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업황 부진 속에서도 회사채 투자 수요 확보에 성공했다. 채권금리가 크게 떨어져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가 식어가는 상황에서 모집액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매수 주문을 받았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45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1000억원어치 발행을 계획한 5년물에 2000억원의 투자 수요가 모였다. 500억원씩을 모집한 7년물과 10년물에는 각각 1000억원, 1500억원이 들어왔다.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올초에 비해 인기는 다소 식었다. 지난 1월 채권 발행에 나섰을 때 6 대 1이었던 청약 경쟁률이 이번엔 2.25 대 1로 떨어졌다. 금리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회사채를 담는 데 신중해진 영향이 컸다. 3년 만기 AA-등급 회사채 평균 금리는 지난해 말 연 2.287%에서 지난 21일엔 연 1.685%로 하락했다.
내수 부진과 온라인 유통시장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으로 유통업체들은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롯데쇼핑의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은 29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줄었다. 그럼에도 모집액의 두 배가 넘는 수요를 모으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롯데쇼핑은 국고채 대비 금리가 높은 회사채를 담으려는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당초 예상보다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전망이다. 지난 21일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시가평가한 롯데쇼핑 회사채 금리는 △5년물 연 1.557% △7년물 연 1.699% △10년물 연 2.011%다. 롯데쇼핑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AA’(안정적)다.
롯데쇼핑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 재원과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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