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기관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올해 발행 예정 채권을 모두 상장한다.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대출 업무를 위해 저금리로 대규모 자금 조달을 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중진공은 올해 발행 예정인 5조4000억원 규모 중소벤처기업진흥채권(중진채)을 ESG 채권으로 한국거래소에 상장한다고 8일 밝혔다. 상장하면 중진공이 발행하는 채권의 공신력이 올라가고, 기관투자가의 중진채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게 중진공의 설명이다.
중진공 관계자는 “조달 자금은 대부분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위해 정책자금(대출)으로 쓴다”며 “대규모 대출금이 필요한데 상장을 통해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중진공은 2019년 10월 중진채에 대해 ESG 인증을 획득한 뒤 필요 자금을 모두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7조7000억원 규모(누적)의 ESG 채권을 발행했다. ESG 채권 시장의 가장 큰 발행기관이다. 중진공은 “공사 및 특수채 시장 내 중진공의 ESG 채권 발행 점유율이 48.6%에 이른다”며 “그동안 발행 규모가 컸음에도 다른 특수채보다 상장이 늦었다”고 했다. 현재 거래소에는 공사 및 특수채 가운데 한국전력, 한국장학재단, 한국남부발전 등의 채권이 상장돼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사회적 리스크’로 인식되면서 국내 ESG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이번 상장 결정에 한몫했다는 설명이다. 중진공 관계자는 “지난 1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의 ESG 등급에 최고등급(1등급)을 부여하면서 투자자 유치 환경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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