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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끝나자 멤버십 인상… 소비자 '연 10만원' 내면 쿠팡 4800억원 번다

입력: 2024- 04- 13- 오후 07:19
총선 끝나자 멤버십 인상… 소비자 '연 10만원' 내면 쿠팡 4800억원 번다
C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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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은 '와우', 멤버십 인상률도 '와우'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강자 쿠팡이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 가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올리기로 하면서 소비자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쿠팡 (NYSE:CPNG) 편리함에 중독돼 끊기 어렵다는 소비자들과 인상 폭이 커 탈퇴하겠다는 회원들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쿠팡의 이번 멤버십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는 1년에 약 10만원의 멤버십 비용을 지출하는 한편 쿠팡은 연 4800억원의 수익을 얻게 됐다.

쿠팡이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e커머스와의 경쟁하기 위한 전략에 가입자의 회비 인상이란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이다.

13일 쿠팡에 따르면 와우멤버십 가격이 이날부터 7890원으로 올라간다. 기존 회원은 오는 8월부터 오른 가격으로 결제해야 한다. 와우 멤버십 회원은 쿠팡의 익일배송 서비스 '로켓배송'을 구매 금액과 관계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시청도 가능하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회원은 1400만명이다. 구독료 상승분(2900원)을 감안하면 쿠팡은 월 약 400억원, 연 4800억원의 이익 증대 효과가 있다. 지난해 쿠팡 영업이익(6174억원)의 7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018년 멤버십 2900원, 3년 만에 72%… 또 58% 인상

지난 2018년 와우 멤버십을 선보인 쿠팡은 월 2900원이라는 비교적 낮은 회비에 가입자가 급증했다. 2020년엔 멤버십 혜택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추가했다. 쿠팡플레이를 론칭하면서 회원만 볼 수 있도록 했다. 그 후 1년 만인 2021년 말 멤버십 가격은 4990원으로 72.1% 인상됐다.

쿠팡은 지난달 26일부터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 이용 시 와우 회원에게만 배달비를 받지 않고 있다. 보름여 만인 12일 쿠팡은 멤버십 가격을 7890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멤버십 비용 대비 혜택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 2월 말 콘퍼런스콜에서 "와우 회원들에게 지난해 30억달러(약 4조원)어치의 혜택을 줬다"고 강조했다.

배송은 건당 3000원, 반품 5000원, 해외 직구상품 배송은 2500원이 든다. 와우 회원 구매 패턴을 분석해 보니 1인당 연간 택배는 160회, 반품은 32회, 직구는 4.5회 이용했다.

이것만 해도 65만원의 혜택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월 1만2000원 정도 받아야 하는 OTT 쿠팡플레이가 무료다. 쿠팡이츠 음식 배달비도 안 받는다. 건당 3000원씩 월 5회만 주문해도 연 18만원이다.

소비자 사이에선 쿠팡의 멤버십 혜택이 늘긴 했지만 인상 폭은 과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한국 e커머스 시장 공습 속에 인상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기존 가입자가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3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알리(약 887만명)가 2위, 테무(829만명)가 3위였다. 쿠팡(3086만명)을 제외한 11번가(740만명), G마켓(548만명) 등 주요 국내 e커머스를 다 제쳤다. 이 추세면 조만간 1000만명을 넘어서 쿠팡을 위협할 수 있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쿠팡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경영 전략을 본격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은 최근 2년간 20%대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2021년의 50%는 물론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의 61%와 비교하면 증가세가 둔화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멤버십 가격 인상은 가입자를 늘린 뒤 회비를 인상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플랫폼의 전형적인 사업 전략"이라면서도 "쿠팡이 4·10 총선 직후 기다렸다는 듯 요금을 올린 것을 두고 그동안 눈치만 보던 소비재·유통 업계가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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