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평동 종로타워(사진) 매각전의 흥행 여부에 부동산금융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경기 둔화로 올해 오피스 빌딩 시장도 침체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금리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6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종로타워 매각 주관을 맡은 삼정KPMG·젠스타·브룩필드파이낸셜은 이 건물을 공개 매각하기 위한 입찰을 오는 13일 받기로 했다. 종로타워는 1999년 준공된 연면적 6만㎡ 규모 오피스 빌딩이다. 싱가포르계 알파인베스트먼트는 이지스자산운용의 부동산 펀드를 통해 이 건물을 삼성생명과 명보실업으로부터 2016년 4월 총 3700억원에 사들였다. 구분 소유 건물을 단일 소유로 바꾸고, 건물 리모델링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인 가치부가형(밸류애드) 투자 사례다. 이 건물은 당초 판매시설로 계획됐다. 삼성증권 등 삼성 계열사들이 나가고 난 뒤 공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2년 새 스타벅스와 위워크 등을 들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공실률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측은 높아진 건물 수익성과 위치 등을 감안할 때 3.3㎡당 2700만~2800만원가량의 가격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장에서 생각하는 적정 가격은 3.3㎡당 2600만~2700만원 정도라는 얘기가 나온다. 부동산금융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3.3㎡당 2600만원대가 적정하고 다른 빌딩의 매각 사례와 비교하면 최대 27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건물”이라고 분석했다. 순조롭게 매각이 이뤄지면 가격은 최대 5000억원가량이 될 전망이다.
종로타워는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과 가깝다. ‘이건희 빌딩’으로 불릴 만큼 삼성물산이 공들여 지은 건물이다. 그러나 건물이 백화점 용도로 계획돼 소규모 임차인을 들이기 힘들고, 이 건물 바로 뒤에 신축 빌딩인 센트로폴리스가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부영그룹이 최근 부영을지빌딩 매각을 최종 철회한 것은 악재다. 그러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스테이트타워 남산을 3.3㎡당 2900만원대에 사들이는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됐다. 이 건물 매각의 흥행 여부가 올해 오피스 빌딩 시장에 대한 ‘가늠자’로 여겨지는 이유다. 유명한 에비슨영 리서치파트장은 “종로타워는 건물 컨디션으로는 최고급 빌딩인 스테이트타워 남산보다 못하지만 부영을지빌딩보다는 낫다”며 “입지는 부영을지빌딩보다 못하지만 스테이트타워 남산 빌딩보다 나은 건물”이라고 말했다. 현재 NH투자증권과 국내외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자산관리회사(AMC)들이 입찰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동산 자산운용사들의 관심이 뜨겁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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