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오는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유지할지, 조정할지 결정한다.
현재 물가는 안정되어 가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으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세가 가파른 만큼 금리를 섣불리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은 금통위는 코로나19 확산 당시인 2020년 기준금리를 0.5%까지 내린 이후 2021년 8월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먼저 기준금리 인상에 돌입해 1년 반 동안 10회, 총 3%p에 달하는 빠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후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며 내린 적은 없었다. 만약 기준금리가 이번에 인하되면 이는 통화 긴축의 정도를 낮추는 통화정책 상 중대 전환점인 셈이다.
물론 대다수 전문가는 여전히 가계부채 급증 우려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를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한다.
박상현 iM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달 금통위에서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직접적으로 거론한 데다 최근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이 실제로 급등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한은이 금리 인하에 대한 명분을 내세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금통위 당시 이 총재의 금융 불균형 관련 발언 수위가 높았고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에도 관련 문구가 올라간 부분을 고려해 기존 8월 인하 전망을 10월로 수정했다"며 "다른 여건의 경우 금리 인하를 위한 조건을 충족하지만, 가계대출 상황만은 지난달과 별반 다른 것이 없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미 상당 폭 내려간 시장금리 역시 기준금리 인하를 주저케 한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지난달 간담회에서 시장금리가 과도하게 내려가 있다고 했는데 지금은 더 많이 내려온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인하 소수의견 등 완화적인 시그널을 보내면 그렇지 않아도 불편한 시장금리가 더 내려갈 수 있다"면서 만장일치 동결을 내다봤다.
반면 인하를 기대하는 진영에서는 2분기 내수 부진으로 금리 인하 명분이 뒷받침된 데다,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은 한층 깊어졌고,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해소되는 등 여러 방면에서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는 의견도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집값이 뛰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이는 정부 정책으로 충분히 대응할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에서 내수 부진이 확인돼 금리 인하에 대한 명분이 확보됐다"며 "다음 달로 예상되는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 시점을 고려하면 한은이 2~3주 먼저 금리를 내리는 게 부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8일 정부가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하고 이달 들어 시중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올리는 등 정부가 기준금리 인하에 발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금융 불안에 대한 우려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