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공시는 월요일 한국 증시를 오랜만에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우연이든 필연이든 주식시장이 딥밸류에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발표된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소식은 시장에 큰 모멘텀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한편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에 따른 효과에 의구심을 가지는 시장 분위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국 증시의 맏형인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소식이 계속 증시에 온기를 가져다줄 수 있을까요?
지난주 금요일, 장 마감 이후 발표된 삼성전자의 자사주 10조 원 매입 계획 공시
지난주 금요일 장 마감 후 오후 5시도 넘어 발표된 삼성전자의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공시는 주말 사이 투자자들을 설레게 하였습니다. 한국 증시만 일방적으로 하락하였던 2024년 증시였고 그 중심에 삼성전자가 있었기에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적어도 하방을 단단히 만들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지요.
공시 내용을 살펴보면, 10조 원 중 3조 원은 3개월 이내에 매입하여 전량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3조 원 규모는 현재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330조 원대를 감안하여 보면, 반올림하면 1% 가까운 영향력이 큰 물량입니다. 이후에도 총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여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략 3% 수준의 지분 매입은 엄청난 규모입니다.
(※ 비교 참고 : 이재용 회장의 삼성전자 (KS:005930) 지분 1.63%, 2024년 3Q 분기 보고서 中)
월요일 결국 삼성전자의 주가는 6% 가까이 상승하면서 마감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 우연이었을 수 있습니다만, 삼성전자의 주가가 7% 넘게 상승하였으니 단 이틀 만에 삼성전자의 주가는 13%가 넘는 급반등을 하였습니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10월 낙폭 중 상당 부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공시가 삼성전자와 시장 전체에 준 현상
과거 삼성전자의 10조 원 수준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공시는 2015년 10월 29일과 2017년 1월 24일에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2015년 10월 자사주 매입 공시 때를 살펴보겠습니다.
당시 주식시장은 중국 증시가 단 1년 만에 버블이 형성되었다가 터지면서 후유증을 앓던 시기였습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2015년 3만 원 고점을 찍고 2만 원 초반까지 하락하였다가 10월에 낙폭의 상당 부분을 회복한 후에 자사주 매입 공시가 발표되었습니다. 당시 삼성전자는 엘리엇과의 분쟁이 있었던 시기였다보니 외부요인이 주가에 선반영되었던 경향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석 달 정도 뒷걸음을 쳤습니다. 하지만 이후의 주가는 장기 상승을 만들었고 주가지수는 큰 움직임은 없었지만 2016년 삼성전자의 주가는 3만 원대 중후반까지 크게 상승하였습니다.
즉,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은 없었지만 결국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이지요.
두 번째로 있었던 2017년 1월 24일 자사주 매입 때에는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 계획에 큰 변화를 꾀했다는 점에서 2015년과는 성격이 다른 면이 있었습니다.
당시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미 2015년 10월의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의 주가 상승효과로 인하여 2017년 1월에 이미 3만 원대 후반까지 주가가 올라와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자사주 매입 공시는 상승 모멘텀을 가속하면서 그해 11월에 주가를 5만 7,500원까지 끌어올리게 됩니다. 공시일 기준 종가 대비 50% 넘게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했던 것이지요.
이 시기 삼성전자의 승승장구하는 실적도 있었다보니 삼성전자 중심의 대형주 차별화 장세가 발생하였습니다. 대형주만 상승하면서 주가지수는 2,050p 부근에서 2017년 11월에 2,500p까지 20% 가까이 상승하는 탄력적인 흐름이 나타났었습니다.
결국 두번의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공시는 업황이 호황일 때는 주가에 상승효과를 가중시켰고 업황이 애매하였던 2015~2016년에는 시간차를 두고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었습니다.
2024년 11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공시 효과 : 어느 정도일까?
현재 삼성전자의 시장에서의 위상은 2015년과 2017년과 비교하였을 때 신뢰도가 크게 약화하였습니다. 과거에는 “삼성전자는 묻지 마 1등 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하였습니다만 현재 삼성전자의 이미지는 조직, 기술력, 내부 문제 등의 치부가 드러나고 과거에 비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져 있는 것이 현실이긴 합니다. 그러하기에 2017년 1월 자사주 매입 공시 때처럼 주가가 바로 뜨겁게 달구어지기는 어려울 듯싶습니다.
다만, 단기간에 너무 깊이 하락한 삼성전자의 주가를 고려하여 보면 주가 바닥을 잡아가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데 의를 가져 볼 수 있겠습니다.
몇 번 더 주가가 밀리면서 바닥을 테스트할 수 있겠습니다만, 이때마다 자사주 매입이 가열차게 들어오면서 주가 바닥을 지키려는 무언의 의지를 보여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주가지수 또한 바닥을 잡아가고 있겠지요.
어쩌면, 시장이 끝없이 하락할 것만 같았던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걸어줄 수 있는 희망이 찾아왔다는 점을 보게 됩니다. 한편 이 과정에서 글로벌 증시 약세가 발생할 경우 인내심을 요구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이젠 글로벌 증시보다 상대적으로 뒤처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한시적으로라도 말입니다.
2024년 11월 18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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