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4월06일 (로이터) - 대부분의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정책결정자들은 경제 데이터가 받쳐주는 한 4조 5000억달러에 달하는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올해 후반 축소하기 시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5일(현지시간) 공개된 연준 3월 정책회의 회의록에서 밝혀졌다.
3월 14일과 15일 양일간 열렸던 정책회의 회의록은 또 연준의 금리 결정 위원회(FOMC)가 재투자를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인지, 아니면 일시에 모두 중단할 것인가를 놓고 폭넓게 토론을 벌였음을 보여줬다. 연준의 3월 정책회의 성명은 찬성 9, 반대 1로 채택됐다.
회의록은 "경제가 계속해서 예상과 엇비슷한 실적을 낼 경우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연방기금금리의 점진적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올해 후반 위원회의 재투자 정책 변경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기록했다.
연준은 금융위기 발생 이후 저금리를 유지해 고용과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미국 국채와 모기지 담보부 증권을 사상 유례가 없는 대규모로 매입했다.
연준 정책결정자들은 일단 금리 인상이 "잘 진행되는 경우" 모든 포트폴리오의 축소는 만기가 된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음으로써 보유 채권이 자연적으로 줄어들게 하는 식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음을 밝혀왔다.
지난달 연준은 3개월만에 두번째로 금리를 올리며 올해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향한 궤도에 머물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회의록에 따르면 거의 모든 연준 정책결정자들은 대차대조표 정책 변경 시기는 경제와 금융 여건에 좌우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또 국채와 모기지 담보부 증권 투자를 점차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것을 대체적으로 선호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재투자의 단계적 폐지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촉발할 가능성이 적은 방법으로 간주됐다. 반면 재투자를 일시에 모두 중단하는 것은 "전반적으로 대차대조표의 규모를 다소 빠르게 정상화시키면서 보다 손쉽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법으로 간주됐다"고 회의록은 전했다.
대차대조표 축소가 점진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이어야 한다는 데는 정책결정자들 전원이 합의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정책결정자들은 정책의 변경은 "실제 변경 시점보다 상당 기간 앞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대차대조표 정상화 조치를 취하는 것은 금융 여건을 타이트하게 만들어 금리 인상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금주 초 말했다.
뉴욕 연방은행의 가장 최근 폴에 따르면 이날 연준 회의록이 공개되기 전 월가 은행들은 2018년 중반까지는 대차대조표 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한편 회의록에서 정책결정자들은 경제에 대한 위험을 상방향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비쳐졌으며 연준이 올해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어느 정도 가깝게 달성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갈려 있음을 보여줬다.
연준은 3월 정책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목표를 "대칭적(symmetric)"이라고 밝혀 물가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2% 목표를 넘어서는 것을 용인할 수 있음을 가리킨 바 있다.
연준은 이날 회의록과 함께 분기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의 정도를 보여주기 위한 이른바 "부채 차트(fan charts)" 세트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연준은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상당하다고 밝혔다.
연준의 다음 정책 회의는 5월 2일과 3일 열린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다음 금리 인상 시점을 6월로 예상하고 있다.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