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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강성부 펀드)가 한진그룹 경영진을 향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고(故) 조양호 회장의 막내 딸 조현민 전무의 경영 복귀를 비판하면서 재선임 배경과 보수지급 기준 등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KCGI는 12일 조 전무의 경영 복귀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내고 거액의 보수를 받아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며 한진칼 이사들을 상대로 재선임 배경 등을 묻는 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조 전무 지난해 4월 대한항공 전무 등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이후 1년2개월만인 지난 10일자로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그는 신사업 개발 및 마케팅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CMO(Chief Marketing Officer)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KCGI는 △조 전무 재선임 배경 및 그 과정에서 이사회의 역할 △조 전무의 보수·퇴직금 지급 기준 △조 전무의 행위로 발생한 계열사 주가 폭락 등 피해에 대한 조치내용에 대해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KCGI는 그룹에 치명타를 입히고도 책임지기는커녕 거액의 보수를 수령한 조 전무를 굳이 선임한 배경이 의아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조 전무는 지난해 한진칼 자회사인 대항항공과 진에어로부터 퇴직금을 포함해 17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2017년 진에어 상장을 주관했던 미래에셋대우는 KCGI에 내줬던 한진칼 주식담보대출 200억원을 이날 연장 없이 회수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는 KCGI측이 먼지 대출연장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반면 KCGI측은 미래에셋대우가 일방적으로 해지를 통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진칼 경영권 확보를 둘러싼 경쟁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증권사들은 주주 간 갈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증권사들은 잇따라 한진칼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KTB투자증권, 대신증권, 하이투자증권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조정했다.
지분 확보 싸움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고평가 국면에 진입한 게 투자의견 조정의 근본적 원인으로 꼽힌다. 하이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KCGI 측에서 요구하는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방안 수용 등에 대해 한진칼이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는 점을 조정요인으로 들었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칼은 1300원(3.08%) 떨어진 4만9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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